외국계銀, 이차보전 대출 축소·재난지원금 미지원…서민금융 ‘외면’

외국계銀, 이차보전 대출 축소·재난지원금 미지원…서민금융 ‘외면’

기사승인 2020-05-19 05:00:00

[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외국계은행들이 코로나19 금융지원에 소극적인 태도를 유지하면서 금융사로서 사회적 책임은 외면하고 수익성 추구에만 몰두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에 할당한 이차보전 대출 지원액을 25억원에서 3억원으로, SC제일은행은 33억원에서 5억원으로 코로나19 지원 대출 할당량을 축소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금융당국은 두 외국계은행에서 축소한 금액에 해당하는 50억원을 우리·신한·하나·NH농협·KB국민은행에 각각 10억원씩 추가로 할당했다. 이에 따라 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의 대출여력은 각각 899억원에서 107억원, 651억원에서 99억원으로 줄어들었으며, 5개 시중은행들 각각 약 500억원 가량의 추가 이차보전 대출을 할 수 있게 됐다.

이차보전 대출은 지난달 1일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3조5000억 규모, 연 1.5% 저금리 대출을 제공하는 상품으로, 정부가 시중 대출 금리와 초저금리(1.5%) 간 차이의 80%를 지원하는 이차(利差)보전 대출이다. 

외국계은행의 이차보전 대출을 넘겨받은 시중은행들은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리스크를 감수하며 금융당국에 지시에 따라 적극적으로 대출을 실행한 반면, 외국계은행들은 리스크 감수는커녕 시중은행들에게 이차보전 대출 분량을 떠넘긴 셈이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존에 시행하고 있던 대출을 추가로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전산작업이나 시간이 소요되지 않는다”라며 “대출이 필요한 소상공인들은 18일부터 시행되는 ‘2차 코로나 대출’과 이차보전 대출 중 하나를 선택해 금융지원을 받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정부 시책에 적극적으로 따라가는 은행들은 리스크가 늘어나고, 잘 따르지 않는 은행들은 오히려 리스크가 줄어드는 상황은 형평성이 맞다고 보진 않는다”라며 “금융당국에서 이런 부분을 감안하지 않아 아쉽게 느껴질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외국계은행들이 코로나19 지원에 소극적인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씨티은행은 지난달 초 기업들의 유동성 공급 지원을 위해 정부와 금융당국이 함께 마련한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에 참가하지 않았다. 씨티그룹이 있는 미국의 금융 규제에 걸려 채안펀드에 참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씨티은행은 채안펀드에 상응하는 유동성 지원 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금융당국과의 논의단계에 머무는데 그쳤다. 또한 씨티은행은 긴급재난지원금 카드 신청과 관련해 전산 작업 촉박을 이유로 들며 씨티카드로는 긴급재난지원금 접수를 받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이처럼 코로나19라는 국난을 맞아 지원에 소극적인 외국계은행들을 두고 소비자 차원에서의 행동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금융소비자연맹 강형구 사무처장은 “외국계은행들은 국내에서 허가를 받아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고 있는 ‘국내 은행’들”이라며 “하지만 정작 어려운 상황이 닥치면 외면하는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처럼 수익성 확보에만 몰두하는 외국계은행들 대신 적극적으로 어려움을 부담하려는 국내 시중은행들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외국계은행들의 태도 변화를 이끌 수 있다”고 덧붙였다.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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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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