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이준범 기자 = JTBC 새 수목드라마 ‘쌍갑포차’가 영업을 시작했다. 지난 20일 방송된 첫 회는 조선시대에서 누군가의 꿈에 들어가 이야기를 들어주며 고민을 해결해주던 어린 무당이 500년 동안 쌍갑포차를 열게 된 사연을 그렸다. 첫 회부터 직장 내 성추행에 시달리던 마트 계약직 직원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빠른 전개를 선보였다.
‘쌍갑포차’는 100% 사전제작으로 이미 지난 2월 촬영을 마쳤다. 주연으로 출연하는 가수 겸 배우 육성재가 지난 11일 현역으로 군에 입대했지만 당연히 방송엔 아무 문제가 없다. 수, 목요일 오후 9시30분은 JTBC가 새롭게 시작하는 드라마 시간대다. 신설 시간대인 점을 감안하면 첫 방송 시청률 3.6%(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는 준수한 편이다. 시청자 반응도 나쁘지 않다.
모든 시청자가 좋아할 드라마는 아니다. 갈등의 해결방법이 지나치게 쉽고 간단하다. 쌍갑포차의 주인인 월주(황정음)와 알바생 한강배(육성재)가 누군가의 고민과 어려움을 해결하는 에피소드 형식이 기본이다. 두 사람의 출중한 능력은 빠르고 가벼운 결과로 이어져 시원한 동시에 유치한 느낌을 준다. tvN ‘도깨비’, ‘호텔 델루나’에서 봤던 사람도, 귀신도 아닌 존재란 설정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다만 가볍고 발랄한 주인공(해결사)들과 한없이 쳐진 인물들(게스트)의 조화가 흥미롭게 보이진 않는다.
이승도 저승도 아닌 그승에 관한 설정과 긴 후반 작업으로 완성한 CG는 확실한 볼거리다. 주인공들의 사연이 하나씩 풀리는 과정도 지켜볼 만하다. 배우들의 매력와 호흡이 드라마의 향방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판타지 설정과 어울리지 않는 연기 톤을 선보인 황정음이 제 궤도를 찾을 수 있을지, 육성재가 얼마나 큰 활약을 펼칠지가 관건이다.
■ 볼까
심각한 표정으로 내면의 화를 참으며 지켜보는 드라마에 지친 이들에게 추천한다. 자신이 영화 ‘신과함께’, ‘호텔 델루나’ 등 K저승 판타지 장르 자체를 좋아하는 것인지 확인하고 싶은 시청자라면 꼭 봐야 할 것.
■ 말까
원작 웹툰의 여운을 이어가고 싶은 시청자에겐 추천하지 않는다. 웹툰을 한 번 더 보는 게 낫지 않을까.
bluebel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