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로베르토 라모스가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외국인 타자 잔혹사를 씻어낼 수 있을까.
LG가 2010년대에 데려온 외국인 타자들은 매번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조쉬 벨, 브래든 스나이더, 잭 한나한, 제임스 로니, 아도니스 가르시아, 토미 조셉 등이 부상과 부진으로 KBO리그에서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최근 세 시즌 동안 뛴 루이스 히메네스는 어느 정도 기대에 부응했지만 기복이 심했다. 지난 시즌 교체 외국인 선수로 영입된 카를로스 페게로는 거포로서 가능성을 보이긴 했지만 정확도가 떨어졌다.
하지만 올해 팀에 새로 합류한 라모스의 현재 활약은 이전까지 LG의 갈증을 씻어줄 존재다.
라모스의 기대치는 시즌 전만 해도 그리 높지 않았다. 26세로 젊은 나이인 그는 메이저리그 경험 없이 6년 동안 마이너리그에서만 활동했다. 최근 2년간 마이너리그에서 성적이 좋긴 했지만, 경험 부족으로 인한 의문 부호가 붙었다.
연습 경기에서도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했다. 라모스는 5경기 동안 홈런 없이 타율도 2할대에 그쳤다. 장타력과 정확도 모두 떨어졌다.
그러나 막상 시즌이 시작되니 라모스는 180도 달라졌다. 개막전부터 2루타 2개로 멀티 히트를 기록하더니, 시즌이 진행될수록 꾸준히 장타를 때려면서 LG의 중심타자로 거듭났다.
라모스는 25일 기준 17경기 출전 타율 0.350 7홈런 1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210을 기록 중이다. 홈런과 장타율(0.767) 부문에서 선두에 올라있다. 특히 지난 24일 kt 위즈와의 홈경기에서 9회초 1사 만루에서 KT 김민수의 5구를 잡아당겨 역전 끝내기 만루 홈런을 터뜨려 9대 4 승리를 이끌었다. LG는 단독 2위로 올라선 동시에 4연속 위닝시리즈를 거뒀다.
라모스의 맹활약에 LG 역대 최고의 외국인 타자로 거론되는 로베르토 페타니지까지 소환되고 있다.
2008년 시즌 도중 대체 선수로 LG에 입단한 페타지니는 2009년까지 타율 0.338 33홈런 135타점을 기록하며 LG 타선에 크게 기여했다. 팬들을 라모스와 페타지니의 이름이 모두 로베르토로 같다는 점을 들며 라모스에게 찬사를 보내고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라모스의 활약에 LG는 함박 웃음을 짓고 있다. LG는 라모스가 4번 타순에 중심을 잡으며 지난 시즌 중심 타자였던 김현수를 상위 타선으로 배치하며 득점 기회를 더 창출하고 있다. 여기에 이형종까지 복귀한다면 LG 타선은 완성체가 될 것으로 보인다.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