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윤미향 제21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인을 둘러싼 논란이 청와대와 조선일보의 충돌로까지 번졌다.
조선일보는 28일 ‘정의연 사무총장은 현직 청와대 비서관의 부인’이란 단독보도를 통해 논란의 핵심에 있는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사무총장 한경희 씨의 남편이 정구철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며, 최근 사의를 표했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건강상 이유를 들어 사의를 표명한 것을 두고 정의연 사태의 불씨가 청와대로 옮겨 붙는 것을 막기 위한 사전 조치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여기에 윤 당선인을 향한 청와대와 여당의 입장을 ‘감싸기’로 규정하고, 그 이유를 정의연 관련 인물들이 여권 곳곳에 포진해 있기 때문이란 주변의 풀이도 더했다.
실제 조선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정의연의 전신인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출신 인사들은 2000년대 이후 제도권 정치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노무현 정부 초대 여성부 장관을 역임한 지은희 전 장관이 있다. 그는 정대협 기획위원장과 공동대표를 지냈다.
이미경 코이카(KOICA, 한국국제협력단) 이사장도 1990년대 초부터 정대협 활동을 하며 홍보위원장 등을 맟았고, 1996년 15대 국회의원(통합민주당 전국구)을 시작으로 5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다. 여기에 문재인 정부 청와대 초대 균형인사비서관으로 일했던 신미숙 전 비서관도 정대협 실행이사 출신이라고 밝혔다.
이에 청와대는 즉각적으로 반박했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지난해 저의 삼고초려에 정 비서관이 고사를 거듭하다가 올 4월까지 근무하기로 했다. 지난달 그만두려 했으나 비서관 일괄 인사가 예정돼 저의 요청으로 사직을 늦춘 것”이라며 정 비서관의 사의표명은 윤미향 사태와 관련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어 “오늘 보도는 전형적인 조선일보식 허위보도이자 악의적 보도”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나아가 ‘청와대가 군에 불만이 있어 군 장성 진급 신고식을 연기했다’, ‘총선 사전투표가 조작된 의혹이 있다’ 등 다른 조선일보 보도를 언급하며 “시중 정보지에나 등장할 법한 내용이 종합 일간지에 보도되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정 비서관도 입장문을 내고 불편한 심기를 여과 없이 드러냈다. 그는 “분노도 아깝다. 어떻게든 청와대를 끌어들이려는 허망한 시도가 측은하고 애처로울 뿐”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최근 업무에 지장을 느낄만큼 건강상 불편함이 있어 지난 4월 사의를 표했고, 만류가 있었지만 다른 인사요인과 맞물려 처리가 늦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사의를 표한 정 비서관의 후임으로 한정우 춘추관장을 내정하고 이번 주 내에 임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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