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슬기로운 의사생활’ 전미도 “첫 방송 직후 실검 등극? 너무 무서웠죠”

[쿠키인터뷰] ‘슬기로운 의사생활’ 전미도 “첫 방송 직후 실검 등극? 너무 무서웠죠”

기사승인 2020-05-29 08:00:00


[쿠키뉴스] 이준범 기자 = “솔직히 제가 TV에 나오는 여주인공 느낌은 좀 아니지 않나요.”

배우 전미도의 말에 모두 웃음이 터졌다. 최근 서울 사평대로 한 카페에서 진행된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종영 인터뷰에서 전미도는 극 중 채송화 교수처럼 차분한 말투로 좌중을 집중시켰다. 담담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늘어놓는 태도엔 진정성이 가득했다. 솔직한 얘기를 아무렇지 않게 해서 웃기기도 하고, 자신의 경험담을 예로 들며 담담하게 배우로서의 계획을 전하기도 했다.

지난 3월12일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첫 방송된 직후 가장 큰 화제가 된 건 전미도라는 배우였다. 이미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배우 조정석, 정경호, 유연석, 김대명 사이에 낀 처음 보는 배우가 누군지 모두가 궁금해했다. 그가 오랫동안 뮤지컬 무대에서 활동한 배우이고, 조정석과 유연석이 제작진에 적극 추천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전미도도 첫 반응에 기대와 걱정이 많았다고 했다.

“방송 전에는 대중들이 저를 어떻게 봐주실지 예상되는 게 전혀 없으니까 반반이라고 생각했어요. 안 좋게 볼 수도, 좋게 볼 수도 있는 거죠. 첫 방송이 나가고 제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을 때에도 이게 과연 좋은 의미인지 안 좋은 의미인지 알 수 없었어요. 그래서 너무 무섭더라고요. 하지만 회차를 거듭하면서 좋은 반응들을 보면서 ‘나쁘지 않나 보다’라고 생각했어요. 처음엔 제 SNS가 비공개라 저를 팔로우해주시는 분들에게 일일이 ‘확인’ 버튼을 눌렀어요. 나중엔 안 되겠어서 공개로 바꿨죠. 정말 그때는… 주식이 이렇게 올라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을 정도로 계속 숫자가 올라가더라고요. 이렇게 많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진짜 감사했습니다.”

처음 신원호 감독과 이우정 작가와 오디션을 볼 때까지도, 전미도는 자신이 채송화 역할을 하게 될 줄 몰랐다. 캐스팅이 확정되고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1~3부 대본이 주어졌다. 전미도는 대본을 읽고 ‘이미 채송화 캐릭터는 끝났다’는 생각을 했다. 너무 좋은 사람인 걸로 결론을 지은 것이다. 자신은 채송화만큼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에 “내가 이런 면을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다”고 고민하기도 했다.

“중간에 송화의 엉뚱한 부분이 나와서 다행이었죠. 그걸 잘 녹여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작가님이 너무 잘 써주셨어요. 작품을 준비하면서 실제 의사 선생님들 계속 만났어요. 외래진료를 보는 모습, 상담하는 모습, 수술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분들이 갖고 있는 특징을 살리려고 노력했죠. 특히 채송화는 차분한 성격이잖아요. 저희 신원호 감독님이 그래요. 감정의 표현이 보통 사람들에 비해 많은 편이 아니시거든요. 감독님의 차분한 모습에서 조금씩 변주를 주길 원했죠.”

전미도는 2006년 뮤지컬 '미스터 마우스'로 데뷔한 이후 오랜 기간 뮤지컬 무대에서 활약해왔다. 뮤지컬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것도 여러 번이다. 스스로 발전하고 도전하기 위해 카메라 앞으로 걸어갔다.

“공연을 십년 넘게 하다보니까 저 스스로 더 이상 발전이 없는 것 아닌가 생각하던 시기가 있었어요. 다시 새로운 곳에 가서 낯선 환경에 나를 내던져봐야겠다고 생각했죠. 그 때 마침 tvN ‘마더’에 출연하게 됐어요. 재밌다고 느꼈고 더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던 찰나에 ‘슬기로운 의사생활’ 오디션 제안이 와서 보게 됐어요. 신원호 감독님, 이우정 작가님의 작품이니까 오디션에서 떨어지더라도 만나서 뭔가를 하는 자체가 가치 있는 일이겠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나요.”

전미도는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통해 카메라 공포증이 없어졌다고 했다. 2년 전 tvN ‘마더’로 처음 카메라 앞에서 연기했던 순간을 기억하며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고 털어놨다. 스스로 너무 연기를 못했다는 생각에 3일을 앓았고, 방송도 확인하지 않았다. 매체 연기는 본인과 안 맞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하지만 영화 ‘변신’을 찍으면서 조금씩 변했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고 이 또한 경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좀 더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슬기로운 의사생활’ 오디션에 나간 것도 있어요. 정말 다행히도 스태프 분들이 훌륭하고 좋은 분들이셔서 제가 불편하지 않게 환경을 만들어주셨어요. 덕분에 카메라 연기하는 것에 대한 무서움이나 거부감, 긴장감이 없어졌어요. 그래서 송화가 갖고 있는 차분한 면을 잘 보일 수 있었던 것도 있어요.”

지난 28일 막을 내린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시즌1이다. 시즌2는 6개월 후에 재개할 계획이 있지만, 시즌3는 누구도 확신할 수 없다. 전미도는 시즌2를 향한 시청자들의 기대를 당부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시즌이 이어지는 건 시청자분들에게 달려있습니다. 시즌3까지 계획한 걸로 알고 있지만, 시즌2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제작 여부가 결정되거든요. 시청자분들이 잊지 않아주셨으면 좋겠어요. 6개월 동안 저희는 합주를 통해 연주 실력을 늘려서 더 퀄리티가 좋은 연주를 들려드릴 생각이에요. 시즌2에는 인물들의 더 깊은 관계들, 관계가 어떻게 발전되는지에 대한 얘기가 나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많이 기대해주셨으면 좋겠고, 잊지 않고 시즌2 첫 방송을 기다려주셨으면 좋겠어요.”

bluebell@kukinews.com

이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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