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국회 상임위원장 자리를 두고 충돌을 거듭해온 여·야가 이틀의 휴지기를 끝내고 다시 전쟁을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와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11일 오전 박병석 국회의장의 주재로 법제사법위원회 개편 및 상임위원장 배정 등 쟁점사안을 두고 논의에 나섰다.
당초 원내대표 간 회동은 전날(10일) 본회의 직후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통합당에서 내부적인 의견조율이 마무리되지 않았다며 회동을 미뤘다.
하지만 미뤄진 회동에서도 별다른 결론이 내려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법제사법위원회가 사실상 여당의 일방통행식 법안처리를 견제할 관문적 성격을 갖고 있다는 상징성에,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가져오며 내놓을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점도 이유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에서 “양보할 수 있는 사람이 양보해야 한다”며 “개원은 4년간 국회 운영의 룰을 정하는 것이니 합의에 의해 하라는 것이 국회법 취지다. 외국 같은 경우 협치의 룰을 정하는 데 6개월도 더 걸리는 경우가 많다. 늦은 게 빠른 것”이라고 했다.
반면 김태년 원내대표는 “책임있는 집권 여당이 역할을 충실히 하라는 명령이 이번 총선의 결과”라며 “지금까지 잘못된 국회 관행으로 국회가 정상적 운영을 하지 못한 사태는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고 압박했다.
앞서 이해찬 민주당 대표도 연일 ‘12일까지 원내대표단 간의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 단독으로라도 상임위원장을 뽑겠다’는 강경한 입장만을 거듭 피력하며 미래통합당을 압박하고 있다.
한편 박 의장도 이날 회동에 나서며 “어떤 경우가 있어도 내일 회의는 예정대로 진행할 것을 분명히 말한다”고 여야의 합의를 촉구했다. 이어 “양당 원내대표가 대화를 많이 했지만 아직 진전이 없다. 오늘 각 당이 양보할 수 있는 안을 내고 합의에 이르길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국민은 21대 국회가 과거와 달라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별다른 게 없다는 실망감으로 변해가는 단계”라며 “국민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양보안을 제출해달라. 비상한 시기에 비상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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