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경] ‘고금리’ 미끼 제휴 적금? 이렇게 쓰면 ‘개이득’

[알경] ‘고금리’ 미끼 제휴 적금? 이렇게 쓰면 ‘개이득’

기사승인 2020-06-17 05:00:00

#[알경]은 기존 [‘알’기쉬운 ‘경’제]의 앞글자 딴 새로운 코너입니다. 어려운 경제 용어 풀이뿐만 아니라 업계 뒷이야기 등 다양한 주제를 새로운 형식으로 전달하고자 합니다.

[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제로금리 시대에 시중은행뿐 아니라 저축은행들마저도 예·적금 금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12개월 만기 기준 시중은행 정기예금 상품들의 평균 금리는 0.94%로 1%가 채 되지 않습니다.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던 저축은행도 마찬가지로 연 1.87%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은 이자율을 기록하고 있죠.

이처럼 전통적인 재테크 수단이던 수신상품들의 매력이 갈수록 떨어져가다 보니, 시중은행 내 예금이 큰 폭으로 빠져나가고 있는 형국입니다. 실제로 지난달 말 기준 주요 5대 시중은행의 정기 예금과 적금 잔액은 682조2184억원으로 3개월만에 약 8조원이 빠져나갔습니다.

하지만 은행들로서는 초저금리 시대에 예금금리를 올리기에는 수익부문에서 문제가 생기니 쉽지 않은 형국입니다. 대신 은행들은 다른 방법으로 타개책을 찾았는데, 그 방법이란 ‘제휴 수신’ 상품입니다.

제휴 수신상품이란, 예·적금 등의 수신상품을 취급하는 금융사가 다른 금융사와 협약을 맺고 두 금융사의 상품을 동시에 이용하면 추가적인 혜택을 주는 상품들입니다. 주로 신용카드사나 이동통신사들이 적극적으로 은행과 제휴를 맺고 상품들을 출시하고 있죠.

금융사들 입장에서는 제휴상품들은 여러모로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제휴 금융사들은 자신들의 상품(신용카드 및 이동통신사)로 고객유치를 할 수 있고, 은행들은 저금리로 인해 빠져나가는 수신금액들을 고금리를 제공하면서 어느정도 방어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예금보다 적금이 수신고를 조절하기 편리하기 때문에 제휴상품은 주로 적금으로 판매됩니다.

하지만 제휴상품들은 금융소비자들 입장에서 조건들이 ‘까다롭다’고 느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반 예적금 상품들은 기본금리 이외에 비대면 가입과 같은 간단한 조건들을 충족 시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반면, 제휴 상품들은 ▲카드 가입 ▲마케팅 수신 동의 ▲멤버십 가입 ▲자동이체 ▲보험상품 가입 등 우대금리 조건들이 많기 때문이죠.

이에 금융권 관계자는 소비패턴에 맞는 특판 적금을 찾아보라고 귀띔했습니다. 일상생활을 하면서 지출은 불가피한 만큼 적절히 카드들을 나눠 이용하라는 것이죠.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금융사들이 출시하는 제휴적금 상품들은 타사나 계열사 내 신용카드를 사용해야 우대금리를 제공한다”라며 “신용카드를 마치 체크카드처럼 한도를 설정 후 해당금액을 이용하는 식으로 사용실적을 맞춘다면 우대금리를 쉽게 제공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최근 삼성카드와 SC제일은행이 연 7% 혜택을 제공하는 ‘부자되는 적금세트’를 출시했습니다. 부자되는 적금세트는 연 1.6% 기본금리(상품 가입 시)에 카드사에서 지급하는 캐시백(현금으로 받기) 연 5.4%를 합쳐 총 7%의 금리를 제공합니다.

캐시백의 경우 SC제일은행 삼성카드 사용실적이 매달 30만원입니다. 따라서 신규 카드를 신청하되, 한도를 월 30만원 인근으로 채운 뒤 한도 내에서 마치 체크카드처럼 신용카드를 이용하는 것이죠. 

여기에 더해 SBI저축은행과 신한카드가 판매하고 있는 ‘사이다뱅크X신한카드 6.0% 자유적금’의 경우 사이다뱅크 적금(연 1.7%) 가입 후 신한카드(연 3.9%)를 발급받아 월 10만원 이상을 유지하면 최대 6.0%의 금리를 제공합니다. 여기도 마찬가지로 사용한도를 충족 조건까지만 맞춥니다.

이와 함께 각각 발급받은 두 신용카드의 특성에 맞도록 소비하면 됩니다. 가령 제일은행에서 ‘SC제일은행 데일리 삼성카드’를 발급받았다면, 대중교통 및 이동통신요금 등을 5% 할인하기 때문에 대중교통 및 통신사 요금 지불용으로만 사용합니다. 이와 함께 마트나 주유, 문화생활을 이용할 때 다양한 곳에서 1~5%까지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신한카드 하이 포인트’를 통해 결제를 진행하는 것이죠.

이처럼 신용카드 2개를 생활패턴에 맞추고 한도 내에서만 잘 이용하기만 한다면 과소비 없이 고금리 적금 상품을 두 개나 이용할 수 있는 셈입니다.

카드사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장기간 지속되는 상황에서 카드사와 금융사가 제휴하는 등의 고금리 적금들은 계속해서 출시될 전망으로 보인다”라며 “조건이 일반 수신상품보다 어려워 ‘미끼’ 상품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어차피 생활 속 소비는 피할 수 없는 만큼 조금만 신경쓴다면 좋은 재테크 수단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좋은 금리의 상품들이 갈수록 없어지는 요즘 상황에서 제휴적금들이 ‘미끼’ 상품이란 불만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바늘 속 미끼만 빼먹고 빠져나가는 영약한 물고기처럼, 금융소비자들의 현명한 소비생활은 짭짤한 이자를 쌓아줄 수 있습니다.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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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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