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거래세 유지 이중과세 논란…해외증시로 이탈 가속화 우려

증권거래세 유지 이중과세 논란…해외증시로 이탈 가속화 우려

기사승인 2020-06-26 09:02:50

[쿠키뉴스] 유수환 기자 =정부가 지난 25일 발표한 ‘금융투자 활성화 및 과세 합리화를 위한 금융세제 선진화 추진 방향’을 둘러싸고 몇 가지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가 내놓은 방안은 2023년까지 주식 양도소득 과세를 개인투자자들로 전면 확대하고, 현행 0.25%인 증권거래세율은 0.1%p를 인하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에 증권거래세와 주식 양도세가 '이중과세'이므로 거래세 폐지가 필요하다는 주장과 국내 투자자가 해외주식으로 이탈할 우려가 있다는 문제 제기가 나온다.

하지만 거래세와 양도세는 서로 '보완재' 역할을 하는 데다 나름의 고유한 기능을 갖고 있어 병행 운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에 따르면 현재 대주주에 국한된 상장주식 양도소득 과세가 2023년 소액주주인 개인투자자들로 전면 확대된다.

금융투자업계와 국회에서 폐지를 요구해 온 거래세는 총 0.1%p를 단계적으로 내리는 방향으로 정해졌다.

이를 두고 거래세와 주식 양도세가 '이중과세' 되는 만큼 거래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그러나 거래세와 양도세는 과세 목적이 달라 이중과세로 보기 어렵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특히 거래세를 폐지하면 외국인의 국내주식 매매에 과세를 전혀 할 수 없게 되는 문제가 있다.

아울러 고빈도 매매 등 시장왜곡 대응 수단을 잃게 된다는 우려도 나온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양도차익에서 2000만원을 기본공제해주기로 한 만큼 대다수 주식투자자들이 양도세는 내지 않고 거래세 인하 혜택을 보게 될 것이라고 항변한다.

정부는 양도차익이 2000만원을 넘지 않는 주식 투자자가 전체 주식 투자자(약 600만명)의 95%인 570만명 정도로 보고 있다. 이들은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고 거래세도 지금보다 낮아진다는 통계를 내놨다. 양도차익이 2000만원을 넘어 양도세와 거래세를 동시에 부담하는 개인 투자자들은 5%인 30만명에 한정된다는 것이다. 이 경우도 양도세 계산 시 거래세를 필요경비로 공제해 이중과세를 조정한다.

국내 상장주식 기본공제는 2000만원, 해외주식은 250만원이다. 즉 국내주식은 수익 2000만원까지가 비과세이지만 해외주식은 250만원을 넘어서면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거래 비용 문제도 있다. 일례로 미국주식을 거래하는 경우 환전수수료가 별도로 부과된다. 여기에 해외증권 거래 시 부과되는 증권사 수수료까지 감안하면 부대비용이 만만치 않다.

영국·프랑스·이탈리아 등 다른 선진국의 경우 소득세와 거래세를 같이 부과한다. 앞서 일본도 거래세를 양도세로 전환하면서 거래세와 양도세를 10년간 병행하며 거래세를 점진적으로 폐지한 바 있다.

하지만 양도세를 적용할 경우에는 이른바 ‘큰손’들의 주식거래가 위축되면서 결국 이는 자본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한 미국 증시와 비교해서 박스권에 머물러 있는 국내 증시 상황을 비춰 볼 때 수많은 투자자들이 해외증시로 이탈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즉 기술주 혹은 성장주 중심의 나스닥의 현재 지수는 과거 IT버블 당시의 지수를 훌쩍 뛰어넘었다. 하지만 코스닥은 IT버블에서 고점을 찍다가 현재 거의 회복하지 못한 상태라는 것이다. 즉 양도세 부과 차이를 고려하더라도 성장성이 높은 미국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더 수익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shwan9@kukinews.com

유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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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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