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윤석열 때리기… ‘방어’하는 野vs ‘같이’ 때리는 與

추미애 윤석열 때리기… ‘방어’하는 野vs ‘같이’ 때리는 與

김종인, “민주주의 기본원칙 파괴” vs 김남국, “윤 총장, 추 장관 무시”

기사승인 2020-06-26 14:25:30

[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장관 말 들었으면 좋게 지나갈 일을 새삼 지휘해서 일을 더 꼬이게 만들었다. 말 안 듣는 검찰총장과 일해 본 법무부 장관을 본 적이 없다. (한명숙 전 총리 위증교사) 사건을 대검찰청 감찰부에서 하라고 지시했는데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에게 내려보내고 대검 인권부장이 (총괄해) 보라고 하며 내 지시의 절반을 잘라먹었다.”

최근 대통령의 당부로 일단락 되는 듯했던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의 불협화음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추 장관은 25일 당 민주연구원 주최 초선의원 혁신포럼에 강연자로 나서 초선의원들에게 선배 의원으로서의 경험과 자세에 대해 언급하는 과정에서 이같이 말하며 법무부와 검찰 간의 불협화음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불만을 공공연히 내보였다.

이에 미래통합당이 추 장관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윤석열 방어에 힘을 더하는 모습이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6일, 추 장관이 전날 윤 총장을 겨냥해 ‘장관 말을 들었으면 좋게 지나갈 일’, ‘말 안 듣는 검찰총장’과 같은 발언을 한 것을 두고 “민주주의 기본원칙을 파괴하라고 국민이 여당에 177석을 몰아준 것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어진 배준영 대변인의 논평에서도 “법무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흔들기’를 넘어 ‘윤석열 OUT’을 외치고 있다”며 전날 추 장관이 한동훈 검사장을 ‘검언유착’ 문제를 들어 직무에서 배제하고 직접 감찰하겠다고 선언한 것을 두고 “검찰수사가 끝나지도 않은데다 명확한 증거도 없는 사안을 법무부가 심증(心證)만으로 유죄로 단정짓고, 검찰을 패싱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추 장관의 이 발언에 대해 “올 2월 검사임관식에서 ‘상명하복의 문화를 박차고 나가달라’던 사람이 추 장관 아니었냐. 대통령도 윤 총장을 임명하며 ‘권력의 눈치 보지 말라’, ‘살아있는 권력에 엄정하게 임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그런데 그 칼날이 도리어 정권을 향하자 정부와 여당, 법무부까지 합세해 사냥감 몰이하듯 검찰을 적폐로 몰고 있다”고 꼬집었다. 

나아가 “지난 18일, 법사위에서 ‘검찰에 순치(馴致)되는 것 아닌가’라는 여당의원의 발언에 ‘모욕적’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던 법무부장관이 정작 모욕스러워해야 할 것은, 본인의 임기 중에 대한민국 법치주의와 검찰의 정치적 독립이 무너지는 것일 것”이라고 추 장관의 행태를 비꼬았다.

심지어 원희룡 제주도지사(통합당)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최악 인사”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추 장관을 즉각 해임해야한다는 뜻을 전했다. 더불어 “추 장관의 이성 잃은 말과 행동 때문에 검찰개혁의 정당성이 완전히 무너졌다. 법의 권위도 무너뜨리고 법무부장관의 권위도 땅에 떨어졌다. 이런 법무부 장관은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했다.

반면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추 장관을 지원사격하는 모습을 연이어 연출하고 있다. 전날 감사원을 피감기관으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의 민주당 의원발 윤석열 때리기에 이어 26일에는 개별의원 차원에서의 지적이 이어졌다.

김남국 의원은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윤 총장은 추 장관의 말을 반 잘라먹은 게 아니라 아예 이행하지 않고 무시한 것”이라며 “대검 감찰부가 열심히 감찰하고 있는 것을 빼앗아 서울중앙지검에 내려 보낸 자체가 감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훼손한 것이다. 법무부 장관으로서 적절한 지휘를 했다”고 추 장관을 지지하는 말을 남겼다.

홍익표 의원도 26일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서 “윤 총장이 법무부 장관의 지시를 따르지 않는 것은 행정 체계를 거스르는 것”이라며 “윤 총장은 상부의 개입에 매우 저항했던 분인데도 이 수사에 스스로 개입하는 모양새가 비춰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주민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법무부의 직접 감찰은 검찰개혁 차원에서 오래전부터 진행된 것이며, 검찰 자체의 수사만으로는 공정성이 보장되기 어려운 사안”이라며 검찰의 독립성 침해라는 비판을 오히려 반박하는 모습도 내비쳤다.

oz@kukinews.com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오준엽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