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양가 5000만원 육박해도 ‘청약 대박’…정부 규제 ‘무색’
정부는 그동안 대출 규제 등 강남권을 타깃으로 한 규제 전략에도 신규 분양 단지는 여전히 수요가 넘쳐나고 있다. 이달 강남 개포동에 분양한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는 평균 분양가 4750만원에 달하지만 1순위 청약 첫날 22.90대 1에 달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그만큼 신규 단지를 분양받으려는 수요가 넘쳐나고 있다는 의미다.
개포동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현재 개포동 내 아파트 시세(3.3㎡당 7593만원) 대비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싸기 때문”이라며 “실제 아직 입주하지 않은 개포주공8단지(디에이치자이개포)도 약 10억원에 달하는 프리미엄이 붙은 상태”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초 입주한 래미안블레스티지의 이달 매매가는 19억9000만원(59.97㎡ 기준)으로 분양 당시 평균 기준(10억원) 대비 약 9억원이 넘는 웃돈이 붙은 것이다. 때문에 청약 당첨만 되면 약 10억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이 수요자들의 판단이다.
때문에 현재 신규 분양을 준비하고 있는 강남 재건축 단지들은 후분양을 고민하고 있다. 정부의 규제로 인해 분양가가 시세 대비 큰 괴리를 보이고 있고, 분양가 상한제까지 적용된다면 수익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서초구 반포동의 신규 대장주로 불리는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통합3차·삼성물산 시공)는 이러한 딜레마에 빠져있다. 래미안 원베일리 조합원 분양가는 평균 5560만원인데 반해 HUG(주택도시보증공사)가 요구하는 일반 분양가는 4800만~4900만원 수준이다. 때문에 현재까지도 조합원들은 선분양과 후분양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 강남권 아파트값 여전한 고공행진…강남불패 언제까지
매매가가 약 6000만원이 넘는 강남권 아파트들이 가격 고공행진에 대해서는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강남권 아파트를 찾는 수요자들은 충분하기에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 반포동 내 대장주 단지로 불리는 아크로리버파크는 2014년 분양 당시 3.3㎡당 평균 4130만원대(2차 분양 당시)가 적용됐다.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보면 약 11억8000만~15억4500만원이었다. 당시에도 아크로리버파크는 고분양가라는 논란이 있었고, 실제 미분양이 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아크로리파크의 매매가는 27억~33억원(84㎡ 기준)에 육박한다.
단기적인 상승세에 대해 일부 우려의 목소리도 있으나 당분간 오름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KB국민은행 박원갑 수석연구원은 “강남 아파트 값이 고점인지는 지나봐야 알 수 있다”며 “다만 단기간 너무 급등해 과도한 상승에 따른 후유증은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부동산114 윤지혜 연구원은 “강남권은 특수 시장으로 분류해야 되기에 고점을 예단하기 어렵다. 실제 평당 1억원을 돌파한 몇몇 단지가 주변 시세까지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건설산업연구원 두성규 연구원도 “정부가 수요억제라는 규제 정책에서 한계에 봉착했다는 것을 조금씩 인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리의 소득수준을 감안할 때 타국의 부동산 시장에 비한다면 비싸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이미 자산 인플레는 진행 중인 상황이고, 시중의 막대한 유동자금이 계속 가격을 떠받치고 있는 상황이기에 상승세는 여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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