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 또다시 ‘비대면 학기’…끊이지 않는 등록금 불만

대학들 또다시 ‘비대면 학기’…끊이지 않는 등록금 불만

기사승인 2020-08-31 15:25:01

▲사진=2학기 개강을 하루 앞둔 가운데 서울 주요 대학들은 비대면 강의 확대를 결정했다. / 박효상 기자
[쿠키뉴스] 김희란 인턴기자 =2학기 개강을 앞두고 등록금에 대한 대학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대부분의 대학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 1학기에 이어 오는 2학기도 비대면 강의로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 주요 대학들은 줄줄이 비대면 강의 확대 공지를 냈다. 지난 25일 경희대학교는 개강 후 약 5주간(10월 4일까지) 전면 비대면 수업으로 운영하겠다고 공지했다. 연세대학교도 “2학기 중간고사기간까지 모든 수업을 전면 온라인수업으로 전환하겠다”고 알렸다. 중간고사 시험 역시 전면 비대면이다. 고려대학교 역시 “2학기 초에는 온라인 강의 위주로 수업을 진행하고 대면 수업은 필요한 최소한으로 제한될 것”이라고 전했다.

비대면 강의 확대에도 대부분 대학의 등록금은 지난해 대면 수업을 하던 학기와 동일하다. 이에 지난 1학기 때부터 꾸준히 이어져오던 대학생들의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가 지난 12일부터 16일 전국 대학생 29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3.7%가 “2학기 등록금 재책정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대학생 안모(21·여)씨는 “지난 1학기 입학식, MT, OT, 체육대회, 성년의 날 등 모든 행사들과 셔틀버스, 전기세, 수도세 등 학교 시설과 학생 복지에서 나가는 지출이 아예 없었을텐데 대체 300만원 넘는 등록금이 어디에 쓰였는지 알 수가 없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온라인 강의에서는 교수와 학생 간 피드백도 느리고 시스템 오류도 빈번하게 발생해 수업의 질이 현저히 떨어진다”면서 “2학기에도 같은 상황이 반복될텐데 또다시 비싼 등록금을 내야 한다는 게 너무 아깝다”고 분노했다.

▲사진=온라인으로 수업을 듣고있는 대학생/ 박효상 기자
앞서 교육부는 지난 6월 대학생들의 등록금 반환 문제에 “대학과 학생이 소통하면서 해결할 문제”라고 못박았다. 해당 건에 대해 교육부는 책임이 없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그러나 불만이 거세지자 지난달 30일 교육부는 ‘대학 비대면 교육 긴급 지원 사업’ 기본 계획을 발표하고 등록금을 반환하는 대학에 총 1000억 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특별 장학금 지급, 2학기 등록금 감액 등 등록금 반환을 위해 노력하는 대학교에 지원금을 준다는 내용이다.

이에 일부 대학은 지난 1학기 등록금을 장학금 형식으로 반환해주기로 했다. 지난 26일 이화여자대학교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봄학기 등록금 5%에 해당하는 금액을 특별 장학금으로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총 금액은 24억 원이다. 중앙대학교 역시 지난 11일 학교 홈페이지에 1학기 학부 재학생 전체에 등록금 실납부액 6%, 총 금액 약 38억 원을 특별 장학금으로 지급하겠다고 공지했다.

지난 6월 건국대학교는 전국 대학들 중 가장 먼저 학생들에게 특별 장학금을 지급했다. 건국대는 1학기 납부액 8.3%를 반환하기로 학생들과 합의했다. 인문사회계열 29만원, 공학계열 36만원, 수의계열 39만원 수준이다.

대학생들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전대넷 설문조사에서 대학이 제시한 상반기 등록금 반환에 대해 불만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64.8%로, 만족한다는 10.46%의 비율을 크게 앞질렀다.

건국대학교에 재학중인 이모(24·여)씨는 “학과 특성상 실습 수업이 중요한데 온라인 강의로는 수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서 “수업의 질에 비해 감면 받는 금액은 지나치게 적어 보여주기식 감면이라고밖에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특별 장학금 때문에 성적 장학금이 없어져 그동안 받아온 성적 장학금을 받을 수 없었다. 더 큰 손해다”라고 울상을 지었다.

학생의 불만에도 대학 측은 등록금을 감면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서울 내 한 사립대 관계자는 “학교 운영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등록금이 아니라 외국인 유학생 등록, 어학원, 직장인 대상 공개강좌, 학교 내 유치된 임대업소들 등에서 들어오는 수입이다”라면서 “코로나19로 기존 수입이 200억 이상 크게 줄어든 상황이라 학생들에게 등록금을 환불해줄 재원이 없다”고 설명했다.

heerank@kukinews.com
김희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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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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