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정유진 인턴 기자 =5일간의 황금 같은 추석 연휴가 시작됐다. 하지만 청년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냉가슴을 앓고 있다. 특히 청년들은 저마다 공정, 내 집 마련, 취업 등에 대한 불안을 안고 있었다.
이에 쿠키뉴스가 29일 청년들의 고민과 함께 여야 정치권의 대표 청년정치인들이 청년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들어봤다. 각 당의 청년 정치인들은 같은 세대인 청년들의 고민에 공감하며 저마다의 진단과 대안을 제시했다.
◆2030의 시대정신 ‘공정’… 계층 간 사다리 부재가 원인
2030세대 청년들 사이에선 ‘공정성’이 중요한 화두로 자리잡고 있었다. 서울 소재 대학원에 재학 중인 A(27·남) 씨는 최근 들어 공정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화가 난다고 털어놨다. 그는 “아무리 노력해도, 노력만으로 극복할 수 없는, 그 이상의 것에 허탈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청년의 날 기념사에서 ‘공정’을 말했지만,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군 특혜 의혹 등을 보면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토로했다.
금융권 취업준비생 B(25·여) 씨는 최근 국민은행 하반기 신입 행원 채용에서 전에 없던 독일어 점수 기재란이 있었던 점을 언급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내정자가 있었던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며 “형평성, 투명성 있는 채용이 가능하도록 정부가 방침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24일에는 국민은행의 채용 의혹을 조사해달라는 국민청원까지 올라왔다. 청원인은 “현재 시점에서 독일과 관련해서 어떠한 연관성도 없는 국민은행이 독일어 우대자를 뽑는 이유가 무엇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며 “취준생들 사이에서 어쩌면 독일어 능력을 갖춘 유력집안의 자제를 뽑기 위한 사전 작업이 아니겠냐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국민은행 측은 유력 자제 채용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며 논란이 된 독일어 성적 입력란을 삭제했다. 하지만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인국공(인천국제공항) 사태 등을 겪으며 ‘공정성’에 대한 청년들은 민감도는 높아질 대로 높아졌다.
청년들은 왜 공정에 목소리를 높일까. 박결 국민의힘 중앙청년위원장은 계층 이동 사다리가 붕괴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옛날처럼 고도성장기가 아니라 뉴노멀 시대로 진입하다 보니 예전과 같이 청년들이 계층 이동을 할 기회가 많지 않다”며 “공정함을 아니면 청년들 성공할 기회가 없다는 절박함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청년들 “평생 집을 살 수 있을까요” 우려…청년 위한 대출 규제 완화 목소리
주거난은 청년들을 시름케 했다.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내 집 마련에 대한 비관적 시각도 존재했다. 강동구에 거주하는 C(30·여) 씨는 “2년 안에 부동산 매매가가 2억 넘게 오른 곳도 있다고 한다. 집값이 오르는 속도가 임금상승률보다 높다”며 “평범한 가정에서 자란 사람으로서 평생 집을 살 수나 있을지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청년들의 냉소적 반응에 대해 장 의원은 구조적 원인을 들었다. 그는 “지금은 자식의 소득으로 부모의 자산을 뛰어넘을 수 없는 시대이기 때문에 아무리 성공한다 한들 부모가 가진 자산을 뛰어넘을 수 없다”며 “부의 대물림으로 부모 세대의 자산이 그대로 계급화되는 시대가 됐기 때문에 부의 불평등을 해소하는 여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불평등 해소의 핵심이 ‘부동산’이라고 짚었다. 다만, 장경태 국회의원은 청년의 주거 안정을 위해 원활한 주택 공급과 과세 및 대출 규제를 완화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신혼부부의 ‘내 집 마련’ 꿈을 실현하기 위한 ‘청년주거 사다리법’을 발의할 계획도 밝혔다.
박결 위원장도 마찬가지로 주택담보대출(LTV)의 완화를 강조했다. 그는 현재 “신혼부부 새집 장만 분양가가 8억이라는데, 이 말은 현금 5억이 넘는 금액이 있어야 신혼부부가 자가 주택을 가질 수 있는 시스템이란 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LTV를 100~110%까지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불안정 노동자 중심’ 정책으로 전환해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실직·해고 위기에 처한 청년들이 늘어가는 가운데, 양질의 일자리가 많아지길 바란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D(24·여) 씨는 “청년들이 노동에 대해 정당한 보수와 높은 삶의 질을 보장받을 수 있는 일자리의 절대적 양을 늘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각자 처한 상황이 다른데도 청년 정책은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고 있지 않은 것 같다”며 청년들의 일자리 정책에 대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창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강민진 청년정의당 창당준비위원장은 “지난 20년 전 IMF 위기가 정규직이 많이 해고됐던 위기라면, 코로나 위기는 불안정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게 된 상황”이라며 “평생직장을 기대할 수 없고, 미래를 기대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불안정 노동자 중심으로 노동정책이 개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 속의 당’ 청년정의당 창당을 맡은 강 위원장은 “(청년정의당은) 우리 세대의 대변자로서 함께 힘을 모으고 연대하는 방식으로서 역할 할 것”이라며 “청년 세대에게 정의당이 가장 나은 대안이 되겠다”라는 포부도 밝혔다.
한편, 청년정치인들은 추석 연휴를 맞이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을 또래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남겼다. 장경태 의원은 “늘 어려울 때는 가장 아픈 곳이 가장 힘들다. 청년들이 약해지지 말고 힘내 달라”고 당부했다.
강 위원장은 “코로나19 때문에 보고 싶은 친척 뵙지 못하는 분들이 많고, 워낙 실직이나 임금 감소가 많아 아마 추석에도 일하시는 분들이 계실 것 같다”며 “이번에 추석 연휴 동안은 보고 싶은 사람들과 화상통화라도 하며 재충전하는 시간 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박 위원장은 보수 진영의 청년들을 향해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우리가 기회를 잃은 것 같은 때가 오히려 기회를 가질 수 있는 때”라며 “지금은 비록 소수지만, 언제나 소수가 세상을 바꾼다는 생각으로 자신감 있게 목소리를 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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