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은 지난 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조 작가의 등단 5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시작됐다. 조 작가는 이날 반일종족주의의 저자 이영훈 전 서울대학교 교수 관련 질문을 받았다. 앞서 이 전 교수는 조 작가의 저서 아리랑에서 조선인이 일본 경찰에게 총살당하는 장면에 대해 “아무리 역사소설이라고 하지만 실재한 역사와 동떨어진 이야기를 지어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작가는 “그(이영훈)는 한마디로 말하면 신종 매국노이고 민족 반역자”라며“토착왜구라고 부르는, 일본에 유학을 갔다 오면 무조건 다 친일파가 돼 버린다. 민족 반역자가 된다”고 답했다. 토착왜구는 흔히 한국에 있는 친일파를 뜻하는 의미도 쓰인다.
진 전 교수는 조 작가의 해당 발언을 문제 삼았다. 진 전 교수는 같은 날 SNS에 <조정래 “일본 유학 다녀오면 친일파 돼…150만 친일파 단죄해야”>라는 제목의 기사와 함께 “이 정도면 ‘광기’라고 해야 한다”는 글을 함께 올렸다. 이어 “대통령의 따님도 일본 고쿠시칸 대학에서 유학한 것으로 안다”며 “일본 유학하면 친일파라니 곧 조정래 선생이 설치하라는 반민특위에 회부돼 민족반역자로 처단당하시겠네요”라는 글도 게재했다.
조 작가도 반박에 나섰다. 그는 지난 14일 오후 KBS1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작가를 향해서 광기라고 말한다. 저는 그 사람한테 대선배”라며 “인간적으로도 그렇고 작가라는 사회적 지위로도 그렇고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사과도 요구했다. 조 작가는 “이 자리에서 정식으로 사과하기를 요구한다”며 “만약에 사과하지 않으면 명예훼손을 시킨 법적 책임을 분명히 묻겠다”고 강조했다.
언론보도가 잘못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조 작가는 “제가 한 말은 토착왜구라고 부리는 사람들이 하는 주어부를 분명히 설정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일보에서는 주어부를 없애고 뒷부분만 씀으로써 제가 일본 유학 갔다 오면 친일파라고 말한 것처럼 왜곡했다”고 이야기했다.
토착왜구 표현 자체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진 전 교수는 “토착왜구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데에 대한 문제의식은 아예 없어 보인다”며 “그게 과거에 이견을 가진 이들을 ‘빨갱이’라고 몰아서 탄압하던 독재정권의 행태와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고 질타했다.
조 작가는 같은 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토착왜구라는 주어부를 빼지 않고 그대로 뒀다면 이 문장을 오해할 이유가 없다. 국어 공부한 사람은 다 알아듣는 이야기”라며 “일본 유학 갔다 와서 더 민족의식과 역사의식이 강화된 분들이 많다. 그분들은 토착왜구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조 작가와 진 전 교수는 이명박 정부 당시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명단인 이른바 블랙리스트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이명박 정부를 비판해왔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강연이 취소되는 등 당시 각종 불이익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논란 이후 행보는 갈렸다. 진 전 교수는 조 전 장관 임명 등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을 지속했다. 반면 조 작가는 조 전 장관 지지 집회에 참석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월에도 문화예술인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문 대통령에게 “모든 성과가 이뤄진 것은 겸양과 품격이 조화된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국정을 이끌어온 대통령 노고가 뒷받침됐다는 걸 우리는 의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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