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정유진 인턴 기자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의 진범 이춘재의 자백 당시 여성 프로파일러의 심문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박정제) 심리로 열린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의 재심 공판에서 이춘재는 “프로파일러인줄 모르고 (경찰이) 여자 형사 만나 보라고 했다”라며 “처음에 안 만나려고 했는데 (프로파일러와) 만나서 얘기하다가 자백하기로 마음먹고 털어놨다”고 밝혔다.
프로파일러와는 이춘재의 삶 전반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춘재는 “어린 시절부터 전반적인 삶에 대해 (나눴다)”라며 특히 위로됐던 부분에 대해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해준 것에 대해 고마움이 있었다. 마음이 한결 편해지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조사 당시 여성 프로파일러의 손을 잡았다는 점도 인정했다. 이춘재는 “손이 예뻐 보여서 (만졌다)”라고 말했다.
첫 경찰 조사 당시 이춘재는 범행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춘재는 범행 부인이 아닌 진술 거부를 택하려고 했다고 고백했다. 이춘재는 “진술 거부를 한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제가 아니라는 말이 나오는 바람에 부인한 게 됐다”고 부연했다.
경찰 조사 당시 경찰은 이춘재에게 8차 사건을 제외한 나머지 사건의 자백을 요구했다. 이춘재는 “(경찰이 자백을) 요구하는 10번 중 9번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하라고 했다”라며 “9번(범행을 저질렀다고) 얘기하라고 해도 진실이 될 수 없다. 그래서 이 건(8차 사건)에 대해 먼저 자백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춘재는 경찰과 법원의 불리한 사항을 고려해 자백을 축소할 수 있다고 제안한 것으로 밝혔다. 경찰은 지난 1989년 8차 사건 당시 윤성여(53)씨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그러나 이춘재는 “프로파일러가 진실만을 말해달라는 요청이 있어 하나도 빠짐없이 진술하게 됐다”라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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