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정유진 인턴기자 =‘이춘재 연쇄살인사건’ 진범 이춘재가 8차 범행 전체를 시인했다. 8차 사건은 지난 88년 9월16일 당시 경기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 자택에서 박모(당시 13세)양이 성폭행당한 뒤 숨진 사건이다.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박정제)는 2일 오후 1시30분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의 재심 공판을 열었다. 이날 이춘재는 증인 자격으로 재판에 출석했다.
재판에 출석한 이춘재는 범행 전 피해자의 집 구조를 알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춘재는 “동네 선배와 동생이 살아서 자주 갔다. 집 구조를 알고 있었다”라며 “다만 피해자의 방은 새로 생긴 것이기 때문에 예전에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피해자의 집은 이춘재의 이웃집이었다.
이어 이춘재는 범행 당시 상황을 부연했다. 그는 증거를 남기지 않기 위해 양말을 벗어 손에 끼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고백했다. 피해자의 속옷은 벗긴 뒤 속옷을 범행 뒤처리에 사용했다. 사망한 피해자에 새로운 속옷을 입히고 이불을 정리하고 나왔다. 이춘재는 가지고 나온 피해자의 속옷은 피해자 집의 담 근처에 버렸다고 밝혔다. 담벼락에 증거물을 버린 이유에 대해서 “그런(증거물이 걸릴) 것을 생각하고 있지 않았다. 풀이 조금 자라있었기에 던져 버렸다”고 말했다.
재심 청구인 측인 박준영 변호사가 ‘7번의 살해 경험으로 사망이나 기절에 이르는 방법을 터득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생각한 것은 아니다. 목을 조르는 위치가 비슷한 위치에 항상 하게 된다”라며 손을 들고 목을 조르는 방식을 시연해 보였다.
사건 당시 주취 상태였지만 충분히 의식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춘재는 “(인근에) 슈퍼 많았기에 가게 밖 의자에서 친구를 만나 간단하게 술을 마셨다”라며 “인사불성 될 정도는 아니고, 충분히 의식 있었다”고 부연했다.
범행 이후 윤씨가 체포된 사실에도 무관심했다. 이춘재는 “제가 저질렀던 사건에 장애를 가진 분이 잡혔다는 얘기는 들었다”라며 “이 사건인지 정확히는 몰랐다. (당시) 유언비어가 많아 그러려니 했다”고 밝혔다. 8차 사건 보도에 관해서도 관심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사 진행을 일부러 찾아보지 않았다”라며 “걸릴 일 없다고 생각했다. 저는 특별히 감정 없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춘재는 지난 1986년부터 지난 91년까지 경기 화성과 충북 청주에서 14건의 살인사건을 저질렀다. 모두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였다. 살인사건 외에도 23건의 강간·강간미수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모방 범죄로 알려졌던 ‘8차 사건’ 또한 이춘재의 범행임이 자백 됐다. 경찰은 지난 89년 윤씨를 범인으로 검거했다. 윤씨는 재판 과정에서 고문에 의해 허위 자백했다고 증언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윤씨는 20년간 옥살이를 하다가 지난 2009년 출소했다. 윤씨는 이춘재의 자백 이후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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