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 잦은 난소암, 다양한 표적치료제로 잡는다
#글// 이근호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
난소암은 대표적인 여성암으로 환자 수가 매년 늘어나고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한 암이다. 난소암은 특별한 증세가 없다. 환자 4명 중 3명은 진행 단계에서 난소암을 지각 발견하게 되는 이유다. 재발도 잦다.
따라서 난소암은 수술로 종양 덩어리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해 수술 전후 항암약물요법을 시행하는 것이 표준 치료법으로 통용되고, 표적치료제도 적극 사용되고 있다. 표적치료제는 독성이 큰 기존 항암약물 대신 종양의 특이한 항원이나 단백질을 이용해 종양 제거만을 목표로 삼는 약물이다. 항암제를 사용하면 구토, 탈모, 빈혈, 백혈구 감소 등 전신 문제가 발생하는데 반해 특정 암 부위만 표적으로 하는 표적치료제는 이런 부작용이 적다.
난소암에 쓰이는 표적치료제는 신생혈관 생성을 억제하는 VEGF 저해제가 대표적이다. 난소암은 복막으로 전이할 때 신생혈관을 이동로로 사용한다. VEGF 저해제는 이 길을 막는 효과가 있다.
현재 진행성 상피성 난소암 환자에게 ‘카보플라틴’과 ‘파클리탁셀’이란 약제를 초기 1차 치료제로 병용 투여하거나, 백금계 항암 약물에 반응을 보인 재발성 난소암 환자에게 다른 항암제와 병용 하고 있다.
난소암은 유전성 질환이다. 암 억제 유전자인 BRCA에 변이가 있거나 손상된 DNA 복구에 관여하는 여러 유전자에 변이가 있는 경우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BRCA1과 BRCA2 유전자에 변이가 나타나면 난소암 외에도 유방암, 복막암, 췌장암, 갑상선암, 전립선암 등에 걸릴 위험성이 높아진다. BRCA1 유전자 변이가 있으면 평생 난소암에 걸릴 가능성이 40% 높아지고, BRCA2 변이가 있으면 약 20% 높아진다.
따라서 가족 중 한 사람이 난소암 또는 유방암 진단자가 있으면 BRCA 변이관련 유전자검사를 받아보기를 권한다. 이 검사는 피검사만으로도 가능하다. 국내 상피성 난소암의 BRCA 변이 빈도는 기관마다 차이를 보이지만 보통 10~20% 정도다.
PARP 억제제는 손상된 DNA 복구를 막는 약이다. BRCA1 또는 BRCA2 변이에 의한 난소암의 진행을 막는데 유용하다. 이 약을 사용해 BRCA 변이유전자가 있는 재발성 난소암 환자의 재발위험을 70%나 낮출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국내에서는 현재 이 계통의 표적치료제로 ‘올라파립’과 ‘제줄라’, 두 가지가 재발성 난소암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앞으로 BRCA 변이유전자 존재와 상관없이 재발성 난소암 치료에도 적용하는 등 쓰임새가 더욱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