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경이로운 소문’이 김세정도 성장시켰죠”

[쿠키인터뷰] “‘경이로운 소문’이 김세정도 성장시켰죠”

기사승인 2021-01-26 08:00:03
▲사진=배우 김세정.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쿠키뉴스] 인세현 기자=“드라마가 끝이 났는데 이상하게 슬프지가 않네요.” 최근 서면으로 만난 가수 겸 배우 김세정은 OCN 토일극 ‘경이로운 소문’의 종영 소감에 관해 이처럼 말문을 열고 “아마 이번이 마지막이 아닐 것이라는 확신 때문이 아닐까 싶다”는 이유를 덧붙였다. ‘경이로운 소문’ 시즌2에 대한 이야기만은 아니다. 김세정은 “드라마에서 만난 ‘카운터’들과 유선동 PD와의 인연은 앞으로도 쭉 이어질 것”이라며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겠지요’라는 가사처럼 마지막이 아니란 걸 아는 듯한 안녕이었다”며 웃었다.

김세정은 ‘경이로운 소문’에서 악귀를 잡는 카운터 사인방 중 사이코메트리(사물·사람과 접촉해 과거나 정보를 읽어내는 초능력)가 뛰어난 도하나 역을 맡아 활약을 펼쳤다. 고난도의 액션부터 깊은 감정을 표현하는 장면까지, 연기자로서 새롭고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여러 작품을 경험하며 천천히 쌓아 올렸던 연기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작품을 만난 것이다. 김세정은 “배울 것이 넘치는 현장일 것이라는 생각에 이 작품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귀띔했다. 아울러 액션 연기에 대한 도전 욕구, 자신과 정반대인 성격의 도하나를 연기해 보고 싶다는 열망이 그를 ‘경이로운 소문’에 합류하게 했다. 

“이번 작품에서 특히 좋은 평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배우들의 ‘케미’(케미스트리·조화)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좋은 연기가 나올 수 있는 현장은 아무래도 편안한 현장이 아닐까 생각하는데, 배우들도 스태프들도 모두 진심으로 편하게 대해주셔서 가능했던 것 같아요. ‘경이로운 소문’은 선배 연기자들께서 늘 후배들의 이야기를 경청해주시고, 후배들의 아이디어나 이야기에 더 귀를 기울여주시는 현장이었어요. 더 많은 아이디어를 내고 싶어지고, 더 많은 대화를 하고 싶었죠. 그리고 그런 대화를 나누며 스스로 배우는 것도 많았어요.”

‘경이로운 소문’ 팀의 경이로운 호흡을 자랑하던 김세정은 한발 더 나아가 속 깊은 이야기도 털어놨다. 후회하고 싶지 않아서, 상처받고 싶지 않은 마음에 기대치를 점점 낮춰 가던 자신에게 ‘경이로운 소문’은 “꿈꿔도 된다고, 상처받은 모든 노력들도 사실 실패가 아닌 과정일 뿐이라고, 지금 결과에도 숨기려 하지 말고 편하게 기뻐해도 된다고, 다음을 지금 느끼는 이 감정만큼 준비해내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던 작품이다. 김세정은 “이번 드라마 덕분에 마음껏 꿈꿔도 된다는 말을 데뷔 이후 처음으로 다시 스스로 할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사진=배우 김세정.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드라마 속 하나는 상처받기 싫어서 기대하기는 것을 멈춰버린 친구였어요. 사실 김세정도 그랬어요. 어느 순간부터 상처받기 전까지의 기대와 꿈만 꾸고 있는 저를 발견했죠. 그런 저를 어떻게 다시 깨울 수 있을까. 깨어날 수 있는 걸까 고민하던 때에 ‘경이로운 소문’이 ‘꿈꿔도 된다고 두려워 말라고 지금까지도 멈춘 게 아니라 계속 걷고 있었다고, 잘해왔고 잘할 거라’고 말해줬어요. 수많았던 실패와 실수가 긴 여정 중 과정이었고 그 끝은 이뤄질 수 있다고요. 늘 그랬던 것처럼 꿈꾸고 두려워 말라고, 앞으로도 길고 힘들지언정 언젠간 이뤄질 거라고요. ‘경이로운 소문’이 세정이도 성장시켰네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는 하나가 동생에게 “언니가 미안해”라는 대사를 말하는 것을 꼽았다. 이 장면 직전에 동생이 죽는 장면을 먼저 찍었는데, 감정이 올라와 리허설 때부터 동생을 보자마자 눈물이 고였다. 김세정은 “원래 생각했던 그림보다 오히려 감정이 자연스럽게 올라와서 더 나은 연기를 할 수 있었다”며 “동생 역의 하영이 잘해준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도하나의 캐릭터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었던 액션 연기에 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액션 장면 촬영이 있는 날이 가장 설렜다”고 말했다.

“액션 장면을 찍는 날은 대기도 길고 체력도 힘들었지만, 그날 얼마나 성공적인 촬영이 될지는 연습과 차분함 그리고 습득력이 판가름을 내더라고요. 그래서 일단 몸을 충분히 풀고 안무를 외우듯 합을 외운 뒤 선생님의 도움 없이도 몸을 계속 움직였어요. 실제 촬영 시에는 차분하게 흥분하지 않도록 감정을 눌렀고요. 그렇게 하다 보면 어느새 끝나 있었어요. 점점 할 수 있는 동작이 늘어갈 때마다 희열을 느꼈고, 그럴 때마다 ‘아 재미있다’ ‘계속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경이로운 소문’이 다뤘던 메시지 중 상처는 언젠가 한 번은 꼭 돌아보고, 보듬어 줘야 한다는 것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는 김세정은 “혹시라도 상처를 가지고 있는 분들이 있다면, 그 상처를 외면하지 않고 한 번쯤은 마음을 굳게 먹고 마주하는 용기를 냈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경이로운 소문’의 하나가 그랬듯이. 

inout@kukinews.com
인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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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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