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씨가 의사가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서민 단국대 교수는 "사신(死神)이 온다"며 "병원에 가면 의사 이름을 확인하자"고 했고,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은 "자질이 턱없이 부족한 이가 의사가 되어 타인의 생명을 맡게 된다면 엄청난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당면한 문제는 의사 면허 관련 문제가 제기됐을 때 면허정지 등 제동을 걸 수 있는 장치가 없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환자들의 피해가 예상된다는 지적도 높다.
16년차 응급의학과 전문의 A씨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형이 확정되어 의사면허가 상실될 경우 조씨가 일하게 될 기관의 의료공백이나 진료 하던 환자의 피해는 불보듯 뻔하다"며 조씨의 면허에 대한 한시적 정지를 요구하고 나섰다.
대한개원의협의회도 "면허자격이 확실치 않은 조민씨가 의사로서 의료행위를 하다가 나중에 자격이 없는 것으로 판명이 난다면 그 충격은 어마어마할 것"며 "혹여 그의 의료행위로 인해서 건강에 위해가 생기는 국민이 생긴다면 그 책임을 누가 어떻게 감당할 것이냐"고 지적했다.
상시적으로 의사면허를 관리감독하는 기구의 필요성도 떠오른다. 이번 조씨 사태로 우리는 가짜 스펙으로 의과대학에 들어가도 연줄만 있다면 의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런 사회에서 의사면허를 재검증하는 관리체계가 없다는 건 걱정스러운 문제다.
우리나라에서는 자격미달 의사도 평생 면허를 유지한다. 면허를 취득한 이후 자격 검증에는 소홀하다. 심지어 성폭력과 살인 등 강력범죄를 저지르더라도 좀처럼 면허가 취소되지 않고, 취소되더라도 대부분 1~3년 내 재교부 신청만으로 면허를 회복한다. 실제 최근 9년간 강간 및 살인 등 강력범죄로 검거된 의사 901명 중 면허 취소사례는 0건이었다.
정부도, 대학도, 법도 가짜를 걸러내지 못한다면 의학적 권위와 전문성의 잣대로라도 주기적으로 자질을 검증하고, 자격미달 의사에 제동을 걸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공정성이 훼손되고 신뢰가 깨졌으니 겹겹이 안전장치라도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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