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지난 28일 공개한 A(53)씨 등 산업부 공무원 3명의 공용전자기록 등 손상·감사원법 위반·방실침입 혐의 공소장을 보면 산업부는 '에너지전환 보완대책 추진현황과 향후 추진 일정' 등 청와대 보고용 문건을 다수 작성했다. 대전지검은 지난달 23일 공용전자기록 등 손상, 방실침입, 감사원법 위반 등 혐의로 이들을 기소했다.
공사장에 첨부된 파일목록엔 청와대를 뜻하는 영문 표기 'BH'(Blue house)나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 요청사항 등이 기재돼 있었다.
산업부가 월성 원전 운영 주체인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이사회 날짜와 회의 결과까지 담은 내용을 미리 청와대에 보고한 정황도 드러났다.
2018년 5월 23일 작성된 것으로 돼 있는 한 문서에는 "(2018년) 6월 15일 한수원 이사회가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와 즉시 가동중단을 결정할 예정"이라는 내용도 담겼다. 한수원 이사회가 열리기 약 3주 전이다.
검찰은 월성 1호기에 대한 외부 기관 경제성 평가 결과가 나오기 전 시점이었던 만큼 청와대와 산업부가 미리 원전 폐쇄 결정을 해 놓고 한수원에 압박을 가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문건엔 '월성 1호기는 경제성이 없다는 결론이 나올 필요가 있다' '청와대에 이미 보고된 거라 즉시 가동중단이 필요하다' '6·13 지방선거 직후 한수원 이사회 의결이 필요하다'고 기술된 것으로 공소장에 적시됐다.
삭제된 파일 중에는 북한 원전건설 추진 방안이나 원전 반대 시민단체 동향을 담은 문건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과 관련해선 '60 pohjois'라는 상위 폴더 안에 '북한지역 원전건설 추진방안' '북한 전력 인프라 구축을 위한 단계적 협력과제' '북한 전력산업 현황과 독일 통합사례' 파일이 삭제됐다고 공소장에 적시됐다. pohjois는 핀란드어로 '북쪽'이란 뜻이다.
이 사건을 수사하는 대전지검 형사5부(이상현 부장검사)는 월성원전 경제성 평가에 부당하게 관여(직권남용)한 혐의 등으로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백 전 장관은 원전 관련 자료를 삭제하는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해 부인하는 취지로 소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A씨 등 산업부 공무원 3명 첫 공판일인 3월9일 전까지 주요 피의자 조사를 마무리해 기소 명단을 추린 뒤 공소 유지에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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