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장관은 22일 “검찰 고위직 회의에서 절차적 정의를 기하라는 수사지휘권 행사의 취지가 제대로 반영된 것인지 의문”이라며 “절차적 정의가 문제 됐던 의혹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또다시 절차적 정의가 의심받게 돼 크게 유감”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대검찰청에서 21일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 의혹이 제기된 재소자를 무혐의 처분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한 입장이다. 검찰의 결정을 따르겠다는 내용이었지만 ‘수용’이라는 단어는 직접적으로 쓰지 않았다. 제 식구 감싸기, 재소자에 대한 선입견 등을 언급하며 검찰의 결정을 비판했다.
사건 처분 과정에 대한 감찰 필요성도 강조됐다. 박 장관은 “이 사건 민원접수 시부터 대검의 무혐의 취지 결정, 대검 부장 회의 내용 언론 유출 등 절차적 정의가 훼손된 점에 대해 법무부와 대검의 엄정한 합동 감찰을 통해 진상을 철저하게 규명하겠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같은 날 오후 퇴근길에서도 “상당한 기간, 상당한 규모로 (합동 감찰을) 진행할 것”이라며 “검찰 특수수사, 직접수사의 문제점을 밝히고 조직문화를 개선하겠다. 검찰개혁을 위한 제도개선에 방점이 있다”고 말했다.
대검찰청은 “합리적 의사 결정 과정을 거쳐 법리와 증거에 따라 판단했다”고 반박했다. 다만 “합동감찰에는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추 전 장관 후임인 박 장관은 인사청문회 때부터 검찰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그러나 검찰 인사에서 또 다시 윤 전 총장 등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윤 전 총장 사퇴 후, 박 장관은 검찰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 전 총리 모해위증 사건을 계기로 직접 수사권 폐지·조정에 힘을 싣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갈등이 크게 번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구심점이 됐던 윤 전 총장이 검찰을 떠난 점, 친정부 성향의 검찰총장 임명이 유력시되는 점 등이 근거다.
지난해 5월, 한 전 총리 뇌물수수 의혹을 들여다봤던 검찰 수사팀이 한 전 대표와 동료 재소자 등에게 모해위증을 하도록 교사했다는 진정이 제기됐다. 당시 검찰 수사팀이 재소자들에게 “한 전 대표가 ‘한 전 총리에게 돈을 줬다’고 말했다”는 허위 증언을 사주했다는 주장이다. 진정을 접수한 대검찰청은 지난 5일 모해위증 사건 관련 증인 2명과 수사팀에 대해 무혐의 처분했다.
박 장관의 판단은 달랐다. 그는 지난 17일 “대검찰청 부장 회의를 열어 (한 전 총리 모해위증) 사건을 재심의하라”는 수사 지휘를 내렸다. 전국 고검·대검 부장들이 소집됐다. 이들은 지난 19일 11시간이 넘는 마라톤 회의 끝에 불기소를 결정했다. 회의에 참가한 14명 중 10명은 불기소 의견을 냈다. 기소 의견 2명, 기권 2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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