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미니 대선’이자 민심의 풍향계로 불리는 4·7 재보궐선거가 8일 앞으로 다가왔다. 여야 모두 물러설 수 없는 전장에 나선 만큼 치열한 선거전을 벌이고 있다.
이번 선거에도 빠지지 않고 돌아온 것이 있다. 바로 ‘막말 퍼레이드’다. 물러설 수 없는 대결에서 거대 양당은 서로를 공격하기 위한 ‘막말’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吳 “文, 중증 치매 환자” “소녀 같은 공약”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과거 한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다. 그는 지난 2019년 10월 광화문 집회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의 ‘우리 경제가 올바르게 가고 있다’는 발언을 겨냥, “중증 치매 환자 넋두리 같은 소리”라고 연설했다. 이를 놓고 여권에선 “입에 담기 어려운 막말 선동을 하는 후보”라는 질타가 나왔다.
그러자 오 후보는 “야당이 그 정도 말도 못 하나”라며 문제 될 것이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26일 오전 서울 강서구 증미역 유세에서 “문 대통령이 여러분 앞에서 죄송하다고 말한 걸 들은 적 있는가”라며 자신의 발언이 타당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오 후보의 발언이 치매 환자와 가족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 캠프 강선우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치매는 그렇게 쉽게 남을 비하하는 데 쓰일 수 있는 가벼운 병명이 아니다. 한 가정을 무너뜨릴 수 있을 만큼 무거운 병명”이라며 차별적 혐오 발언을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비판에도 오 후보는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외려 “(문 대통령을 치매에 비유했더니) 과한 표현을 했다고 한다. 무슨 비유만 하면 망언이라고 한다”고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또 “(문 대통령이) 일자리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는데 일자리도 못 만들고, 빈부격차 해소도 못 하고, 주택가격 오른 건 천추에 남을 큰 대역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실패한 대통령”이라고 질타했다.
이에 그치지 않았다. 오 후보는 박 후보의 수직 정원 공약을 “꿈꾸는 소녀 같다”고 평가절하했다. 오 후보의 ‘소녀’ 발언은 때에 따라 ‘어린 여성이 사리 분별을 하지 못한다’는 성차별적 단어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다.
관련 기사 하단엔 오 후보가 성차별적 발언을 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누리꾼들은 “아녀자부터 소녀까지 여성 비하가 일상인가”, “양성평등이 디폴트(기본값)인 시절에 여성비하 발언을 아무렇지도 않게 한다”, “‘소녀 같다’는 표현에 아무 생각 없는가” 등 비판 댓글을 적었다.
與 “오세훈 쓰레기”
민주당도 오 후보 못지않은 막말로 응수했다. 민주당 윤호중 의원은 지난 27일 박 후보 유세 현장에서 오 후보를 겨냥, “4월 7일에 쓰레기를 잘 분리수거해야한다”고 직격타를 날렸다. 또 오 후보의 내곡동 땅 ‘셀프보상’ 의혹을 언급하며 “내곡동을 뻔히 알고 있었으면서 거짓말을 하는 후보다. 쓰레기”라고 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일제히 반발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29일 오전 선거대책위원회의 회의에서 “귀를 의심하게 하는 망언”이람 “막말의 저주를 본인이 반드시 돌려받을 것이라는 점을 명심하라”고 경고했다.
오 후보 캠프 조수진 대변인은 사진 한 장으로 윤 의원을 질타했다. 사진은 ‘무단투기 쓰레기 수거 거부 및 과태료 부과’라는 제목의 구리시 안내문으로, 조 대변인은 “쓰레기 줄이기, 시민 여러분의 참여가 필요합니다”라는 부분에 빨간색으로 강조표시를 했다. 구리시를 지역구로 둔 윤 의원을 겨냥, “윤 의원이 분리수거가 필요하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소속의원의 ‘막말’이 나오자 민주당 지도부는 자제를 요청했다. 민주당 김태년 대표 직무대행은 “여야를 막론하고 국민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과도한 표현은 자제해야 한다”며 “과도하거나 혐오스러운 표현은 오히려 후보의 검증 취지를 흐리고 국민을 불편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주의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민주당, 부산 싫으면 떠나라 마”
부산시장 보궐선거전에서는 ‘막말 규탄대회’까지 열렸다. 국민의힘은 28일 부산 시민공원에서 민주당 부산 비하 발언 규탄대회를 열고 공세를 이어갔다.
문제가 된 발언은 ▲민주당 이해찬 전 대표 ‘부산이 초라하다’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 박재호 의원 ‘부산이 한심하다’ ▲민주당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 ‘부산이 환자’ 등이다.
국민의힘은 이를 ‘부산 비하 3종 세트’로 규정, 맹공을 퍼부었다. 국민의힘 부산시당위원장인 하태경 의원은 발언에 나서 “이렇게 부산에 막말해도 무사할 줄 아느냐”며 “부산이 그렇게 싫은가. 부산이 싫으면 떠나라”고 일침을 가했다.
김영춘 후보를 향해선 “오거돈 전 시장 탄생의 일등공신이 김영춘”이라며 “지난번 (부산시장 선거)에 김영춘이 오거돈에 (후보를) 양보했다. 그랬으면 이번에 두 손 들고 벌서야 하는 것 아닌가. 반성하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의문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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