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송금종 기자 =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연극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한국계 배우 이름이 잘못 호명되고 다른 배우 사진까지 올라오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2일(현지시간) 일간 LA타임스와 연예매체 데드라인에 따르면 LA 극단 연합기구인 LA 스테이지 얼라이언스(LASA)는 오베이션 어워즈 온라인 연극 시상식에서 사고를 쳤다.
지난달 30일 열린 시상식에서 한국계 배우 줄리 리가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으나 이름을 잘못 불렀고 다른 아시아계 배우를 후보 사진으로 올렸다.
LASA는 시상식 다음 날 이사회 명의 사과문을 냈다. 하지만 비난을 피하진 못했다.
아시아계는 똑같이 생겼다는 고정관념과 아시아 사람 정확한 이름조차 배우기 꺼리는 인종차별 의식이 반영된 결과라는 비판이었다.
줄리 리는 “다른 배우 사진이 올라왔을 때 그저 웃었고 이름이 잘못 호명된 사실조차 깨닫지 못했다”면서 “단지 어쩌다 후보로 지명된 이름도 얼굴도 없는 동양인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단순 실수가 아니라 백인 위주 폐쇄적인 운영이 빚어낸 결과라는 비판도 이어졌다. 수상자 선정단 300명이 거의 백인이고 집행 기구인 이사 4명 중 3명이 백인이라는 지적이었다.
아시아계 극단이 백인 위주 극단과 연극을 공동으로 제작하고 시상식 후보에 올랐을 때도 백인 극단만 후보로 호명된다는 오랜 불만도 터져 나왔다.
파장은 작지 않다.
아시아계 극단인 이스트웨스트플레이어는 줄리 리 이름이 잘못 호명된 이번 사태를 비판하면서 LASA 탈퇴를 선언했다. LA 대표 극단인 센터시어터그룹, 게펀플레이하우스 등 25개 극단도 탈퇴 행렬에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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