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19(코로나19) 집단 확진 사태로 리그가 존폐를 걱정할 정도로 위기에 빠졌지만, 일부 선수들에게는 그저 ‘남의 일’인가 보다.
앞선 5일 박석민 등 NC 선수단은 강남에 위치한 원정 숙소에서 외부인 2명과 술자리를 가졌다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여파로 NC와 경기를 가진 두산 베어스 선수단에서도 확진자가 나왔고, KBO 사무국은 긴급 이사회를 거쳐 리그 일시 중단을 결정했다.
당시엔 NC 선수들의 일탈로만 여겨졌지만 추가 조사 결과 키움 히어로즈, 한화 이글스 선수들도 이 외부인과 숙소에서 사적 모임을 가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다. 이에 ‘프로야구가 이번에야말로 진짜 위기를 맞았다’며 우려하는 야구계 목소리가 커진 상황이다.
이러한 사태가 채 수습되기도 전에 또 한 번 논란이 발생했다.
지난 18일 두산의 베테랑 유격수 김재호는 서울 잠실구장에서 실시된 자율 훈련에 자녀 2명을 동반했다. 하지만 김재호와 자녀들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KBO 코로나 매뉴얼에 따르면, 외부인이 훈련장에 들어오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선수의 가족 등 친인척도 예외는 아니다.
NC 선수단의 일탈로 피해를 봤다지만, 두산도 어쨌든 코로나19 확진 선수 2명이 발생한 팀이다. 결과적으로는 리그 중단 사태에 일부 책임이 있다. 그런데 어느 때보다 민감하고 조심스러운 상황에서 한 때 주장까지 맡았던 팀의 기둥이 ‘노마스크’로 나들이를 즐겼다. 온 국민이 다시 방역의 고삐를 죄고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와중에 무책임하기 그지없다.
한 네티즌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방역 수칙 위반으로 김재호에 대한 민원을 제기했다고 밝히면서 “자녀 2명을 그라운드까지 데려와 한 명은 글러브를 끼고 두산 선수들과 공을 주고받은 장면을 보면 가족 행사, 피크닉 모임 같았다”며 “코로나 4차 대유행 상황, 4단계 거리두기 격상이라는 사회 분위기와 딴판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재호의 자녀가 잠실구장에 들어오면서 방역 관리를 엄격하게 지켰다고 해도, 선수단과 접촉하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라며 “KBO 코로나 매뉴얼에 따라 선수단 훈련에 방송사 해설위원이나 취재진을 비롯한 외부인이 있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KBO는 김재호 등 두산 선수들에게 경고 등의 조치를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매뉴얼에 따르면 경기장 내 마스크 미착용 사례가 적발됐을 때 1차 경고, 2차 벌금 20만원, 3차 벌금 100만원을 부과하도록 돼있다. 두산 관계자는 “선수 본인도 잘못을 잘 알고 있다. 경솔한 행동에 대해서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명백히 구단의 책임이고, KBO의 조치에 따르겠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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