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이준범 기자 = 머리를 기르고 사복을 입었다. 거기에 선글라스까지 썼다. 겉모습만 보면 군인인지 민간인인지 구분이 안 가는 이 군인들의 임무는 군대를 벗어난 탈영병을 무사히 데려오는 것. ‘D.P.’는 헌병대 소속 군무 이탈 체포조를 뜻한다. 우리 주변에 있지만 잘 보이지 않는 이들의 활동으로 각자 사연을 가진 군인들의 이야기를 들여다본다.
‘D.P.’는 김보통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영화 ‘차이나타운’, ‘뺑반’의 한준희 감독이 연출한 넷플릭스 시리즈다. 배우 정해인과 구교환이 ‘D.P.’로 활동하는 인물을 연기했다. 김성균과 손석구는 그들의 상급자로 등장한다. 25일 오전 11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한준희 감독과 배우들은 대중에게 낯선 ‘D.P.’에 대한 설명부터 어떤 작품인지 소개했다.
△ “눈에 안 띄어야 하는데, 지금 보니 수상하게 보이네요”
제목만 듣고 의미를 궁금해 하기 쉽다. ‘D.P’ 포스터를 보고 내뱉은 배우 구교환의 말처럼 ‘D.P’는 군대 밖에서도 눈에 띄지 않게 활동하는 이들이다. 정해인도 “사복을 입고 군부대 밖을 나가야 하니까 머리도 기르고 염색도 한다. 군인으로 안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군 복무를 마쳤어도 D.P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손석구는 “막연하게 헌병대가 있다는 정도만 알았지, 탈영병을 잡는 군인이라는 건 몰랐다”고 말했고, 정해인은 “군대에 있을 때 존재는 알고 있었지만, 막연했다. 촬영하면서 정확하게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
△ “촬영하면서 만나는 분들 중에 D.P. 출신이 많더라고요”
김보통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살려 동명의 원작을 그렸다. 각본에 김보통 작가와 나란히 이름을 올린 한준희 감독은 “김보통 작가님이 전설적인 D.P.”라며 “많은 걸 알려주셨다”고 말했다. 조연, 단역 배우들과 매니저 등 제작진에도 D.P. 출신들이 많아서 자연스럽게 디테일한 실제 이야기를 듣고 도움을 얻었다. 구교환도 주변에 존재하는 D.P. 출신을 만나 밥을 먹으며 이것저것 물어봤고, 손석구도 간부 역할을 위해 지인을 여러 번 찾아갔다고 설명했다.
△ “군필자들이 본인 경험담처럼 느낄 거 같아요”
5~6년이 걸렸다. 한준희 감독은 데뷔작인 ‘차이나타운’을 만든 이후 ‘D.P.’에 매력을 느껴 오랜 시간 하고 싶은 마음을 키웠다. 군대에 가는 20대 초반 청년들의 모습으로 공감을 이끌어내면서 사회적 함의를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원작의 깊이를 유지하면서 어떻게 영화로 확장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원작의 어두움을 덜어내고 휴먼 사회 드라마로 재탄생 시킨 이유다. 한 감독은 “군대엔 어두운 면이 있다”며 “우리가 보지 않았다고 없었던 일이 아니다. 이야기를 직시하면서 만들려고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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