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이준범 기자 =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 한국에서 살인범, 좀비 등 나쁜 놈들을 모조리 때려잡던 배우 마동석이 마블 영화에 나온다니. 그것도 안젤리나 졸리를 지켜주는 외계인이라니. 다음달 3일 개봉을 앞둔 영화 ‘이터널스’(감독 클로이 자오)에서 마동석은 믿음직하게 강펀치를 휘두르고, 멋진 대사를 던져 모두를 감동시킨다. 최근 열린 ‘이터널스’ 시사회에서 확인한 내용을 바탕으로, 곧 만나게 될 마블 세계관 속 마동석에 관해 궁금할 만한 이야기를 풀어봤다.
△ “외계인이라니? 마동석은 대체 무슨 역할이야?”
- 마동석이 맡은 길가메시는 셀레스티얼이 탄생시킨 이터널스 중 한 명이다. 셀레스티얼은 마블 세계관에서 일종의 신처럼 우주를 설계하고 생명을 탄생시키는 종족이다. 지구와 지구에 나타난 생명, 이터널스와 데비안츠 모두 셀레스티얼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설정이다. 이제 막 인류가 자리를 잡아가던 기원전 5000년에 데비안츠가 나타나 생명을 몰살시킬 위기가 닥치자, 셀레스티얼이 지구에 보낸 10명의 이터널스 중 한 명이 길가메시다. 지구에서 7000년을 살면서 데비안츠를 처치하는 이터널스는 각각 다른 능력을 갖고 있다. 길가메시는 이터널스 중에서 가장 힘이 센 캐릭터로 데비안츠를 강화된 주먹으로 때리거나 동료들의 움직임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한다. 다른 멤버들이 정신적으로도 의지하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 “이터널스가 10명이나 된다고? 그럼 마동석이 많이 나오긴 해?”
- 생각보다 비중이 높다. 홀로 원 샷으로 잡히는 장면도 많고, 그가 중심이 된 액션 장면도 다수 등장한다. 이터널스를 10명으로 구성된 아이돌 그룹으로 보면, 세르시(젬마 찬)이 사실상 센터를 맡는 주인공이다. 연인인 아이리스(리차드 매든)와 리더인 에이잭(셀마 헤이엑)이 서브 주인공, 나머지 멤버들은 거의 동등한 비중을 차지한다. 그 중에서도 길가메시는 확실한 캐릭터와 역할이 있어 한 축을 형성한다. 할리우드 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연기한 테나와 비슷한 비중이고, 두 사람이 함께 등장하는 장면이 많다. 무엇보다 길가메시는 이터널스 중 가장 명대사를 많이 만드는 인물이다.
△ “마동석 연기는 어때? 한국에서 하던 것과 많이 달라?”
- 늘 그랬듯이, 마동석 연기에 실망할 일은 없다. 자신의 캐릭터를 잘 이해하고 있는 모습이고, 다른 인물들과도 잘 녹아든다. 국적이 미국인만큼 당연하게도 영어 대사를 매우 능숙하게 소화한다. 오히려 영어 연기가 너무 자연스러워서 마동석의 영어 연기를 본 적 없는 한국 관객이 어색할 수도. 한국어로 연기할 때 대사마다 호흡과 톤을 조절하며 예상 못한 뉘앙스를 전달하는 특유의 연기가 영어로 얼마나 전달됐는지 알 수 없다. 유머러스한 장면도 있긴 하지만, 그동안 보지 못했던 진지하고 묵직한 마동석을 처음으로 만나는 느낌도 든다.
△ “마동석 하면 역시 액션이잖아? 마블 액션과 잘 어울려?”
- 마블 영화에서 주로 봤던 액션보다, 마동석이 한국에서 늘 하던 액션 연기에 가깝다. 분명 2000억원 규모의 할리우드 히어로 영화를 보고 있는데 마동석이 익숙한 동작으로 펀치를 때리니까 신기하고 이상한 느낌이 든다. 이는 직접 마동석을 캐스팅한 감독이 선택한 결과로 보인다. 클로이 자오 감독은 한국 취재진과의 간담회에서 마동석을 ‘액션 전문가’라고 지칭하며, 촬영장에서 그에게 액션 조언을 구했다고 한다. 극 중 적과 맨손으로 싸우던 마동석이 주먹이 아닌 손바닥으로 때리는 장면을 주목해볼 만하다. 그 장면 역시 감독이 마동석 액션에 헌사하는 의미로 넣었다고 한다. 한국 작품보다 한층 맵게 업그레이드 된 마동석의 할리우드 타격감을 기대해도 좋을 것.
bluebel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