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각) 미 노동부는 10월 소비자물가지수가 1년 전보다 6.2% 급등했다고 밝혔다. 이는 1990년 12월 이후 가장 크게 상승한 수치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5.9%를 넘어섰다.
전월 대비로도 0.9% 올라 역시 시장 전망치인 0.6%를 상회했다. 최근 4개월 사이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이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보다 0.6% 올라 예상치인 0.4%를 웃돌았다. 연간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4.6% 올라 시장 전망치인 4%를 상회했다.
특히 에너지 가격은 크게 올랐다. 유가 상승으로 휘발유 등 연료 가격은 전월 대비 12.3%, 전년 대비 60% 가까이 치솟았다.
중고차 가격도 1년 전보다 26.4%, 전달보다 2.5%로 뛰면서 물가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물가가 뛰면서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실질임금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부는 별도 보고서에서 10월 실질임금이 전월 대비 0.5% 하락했다고 밝혔다.
프린시펄 글로벌 인베스터스의 수석 전략가는 CNBC를 통해 "인플레이션은 분명히 악화되고 있다"며 "주거비의 상승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재닛 옐런 재무장관 등 정책 입안자들은 현재 인플레이션 압력이 일시적으로 코로나19 펜데믹과 관련돼 있다고 주장해 왔다. 최근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개시한다고 발표하면서 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기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예상보다 지속되고 있지만 내년이면 상황이 정상으로 돌아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은 연준이 사실상 제로 수준인 현재 기준금리를 예상보다 더 빨리 인상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경우 연준이 더 빨리 테이퍼링을 종료하고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