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효과 없다고? 백신 접종률 높지 않았다면 확진자 수 0 더 붙었을 듯”

“백신 효과 없다고? 백신 접종률 높지 않았다면 확진자 수 0 더 붙었을 듯”

[이영광의 간(間)보기]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기사승인 2021-12-27 06:00:01
지난 14일 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7828명을 기록하자 정부는 결국 18일부터 워드 코로나를 멈추고 거리 두기를 강화해 식당과 커피숍 등의 영업시간을 밤 9시로 제한하고 인원도 4인으로 제한했다. 다시 예전으로 돌아간 것이다.

그러나 거리 두기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바로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다. 엄 교수는 저녁 6시로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그렇게 해야하는 이유가 뭔지 궁금해 지난 23일 엄 교수와 전화 연결해 현재 코로나 상황과 거리 두기 단계에 대해 의견을 들어 보았다, 다음은 엄 교수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긴급 멈춤 빨리 했다면 지금쯤 2000명 정도로 떨어졌을 듯”

- 결국 위드 코로나를 멈추고 지난 18일부터 거리 두기 강화했는데 현재 상황 어떻게 보세요?
“이게 일상회복을 시작하기 전에 충분한 준비 하고 시작 했어야 됐는데 준비 충분히 안 된 상태에서 시작 되고 정부가 예측한 상황과 다르게 유행 양상이 진행되니까 실제로 대응하기 굉장히 어려운 상황으로 됐거든요. 일상회복할 때 제가 계속 주장했던 것 중 하나가 ‘의료 대응 체계가 잘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두 번째는 중증 병상 확보가 의료진 포함해서 잘 되어 있어야 된다’라는 거였는데요. 물론 짧은 시간이라서 충분히 준비할 수 있는 여력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렇게 상황이 나빠졌을 때 대비해서 적어도 어떻게 하겠다는 게 미리 정해져 있었어야 되는데 그게 안 되다 보니 지금 굉장히 혼란스러운 상황이 발생한 것 같고요. 또 하나는 예측을 잘못할 수는 있죠. 그런데 문제는 예상과 다른 상황이 벌어졌을 때 비상 멈춤 하고 부족하거나 문제가 있었던 점은 메꾸고 수정하면서 다시 일상 회복 시작해야 되는 상황을 만들었어야 했는데 그런 거에 기민하게 탄력적으로 대응하지를 못했다는 게 굉장히 안타까워요.”

- 그럼 너무 무리하게 위드 코로나를 한 건가요?
“사실은 그 당시 일상회복과 관련된 논의가 시작되고 진행될 때의 상황을 보면 이게 과학적 근거 중심으로 방역 강화를 결정한 건 아니에요. 결국에는 경제적 피해가 누적되면서 도저히 사회경제적인 손실을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판단을 했고 거기에 대해서 여론조사 해보면 대부분의 국민들이 찬성을 했고 정치권도 찬성했고 언론도 왜 빨리 안 하냐고 계속 얘기를 하는 과정에서 결정된 거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그런 결정 과정에서 재택 치료 인프라나 중증병상 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 일부 전문가들이 마르고 닳도록 설명 했는데 그런 거에 대한 준비를 좀 더 내실 있게 하지 못한 상태에서 시작이 된 거죠. 그러니까  무리하게 시작이 됐느냐면 결과적으로는 그렇지만 실제로 이 책임을 누가 져야 되느냐에 대해서는 누구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은 상황이라고 저는 봐요.”

- 만약에 빨리 멈췄다면 지금 상황은 달라졌을까요?
“적어도 11월에서 12월 넘어올 때에는 3000~4000명 정도 환자가 발생하기 시작 했을 테니까 그때 멈춰서 지금쯤이면 다시 한 2000명에서 3000명 아니면 더 그 이하로 떨어져 있을 가능성이 있죠.”

- 근데 코로나가 겨울이라 유행하는 것도 있지 않아요?
“통상적으로 호흡기 바이러스는 차고 건조한 환경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때 활성도가 높아지는 경향을 보일 수는 있어요. 그런데 우리가 한 2년 정도 코로나19 경험해 봤더니 기후 영향을 별로 안 받는 것 같아요. 결국 코로나19는 사람과 사람이 얼마나 많이 자주 접촉하는지 그리고 얼마나 긴 시간을 접촉하느냐에 따라서 전파가 되죠.”

- 교수님은 저녁 6시로 영업시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하셨잖아요, 하지만 받아들이지 않고 밤 9시로 제한했는데.
“9시 제한 4인 제한 정도가 4차 유행 당시 거리 두기 정도 수준이거든요. 그 당시에 1500명에서 2000명 정도 환자가 나올 때였는데 그때 재생산지수를 한 0.9에서 0.99 사이로 1.0이 안 되는 상황까지 유지했거든요. 그러면서 확진자가 늘어나지 않고 아주 천천히 줄어드는 패턴을 보였어요. 그런데 지금은 그때보다 한 서너 배 이상의 환자가 나오는 상황이라서 이게 빨리 정리가 될 것 같지는 않다고 느껴지고요. 최근에 재생산 지수와 관련된 자료를 보면 10월 5일즈음 1.26까지 올라갔다가 천천히 떨어지고 있어서 어제오늘 전국적인 재생산지수 평균이 0.99 정도 되거든요. 그러니까 더 늘어나지 않는 상황 그렇지만 더 효과적으로 줄어들지도 않는 상황에 지금 있는 거예요. 이번 주 초에 일단 8000명이 안 넘어간 게 다행이라고 생각 하고 더 이상 전파가 더 많이 일어나는 양상보다는 정체 상태이거나 조금씩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보여요.”

- 그러면 더 강화하는 게 맞다고 보세요?
“저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하길 바라죠. 그렇게 해서 재생산 지수를 한 0.7 정도까지 떨어뜨리면 한 1, 2주 이내에 환자가 충분히 줄어들고 또다시 1, 2주를 지내면서 안정화가 되면 그때 그 상황을 보고 또 병상이라든지 재택치료라든지 여러 가지 보완이 이루어진 다음에 다시 단계적 일상회복의 시기를 결정했으면 하는 바람이거든요. 그런데 지금 이런 식으로 천천히 줄어들었을 때 어제(22일) 정부 자료를 보면 1월 말쯤에 하루 확진자가 4700명 정도까지 줄어든다고 돼 있어요. 하루 확진자가 4700명 정도면 단계적 일상 회복을 언제 다시 시작할지에 대한 논의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봐야죠. 결국 우리가 다시 거리 두기를 왜 했느냐면 확진자를 줄이고 중증 환자를 줄이기 위하지만 결국은 다시 단계적 일상회복에 대해 시작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려고 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1월 말에 4700명이 나오면 거리 두기한 후 평균적으로 한 2000명 줄어든 거거든요. 이 상태에서 다시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시키고 단계적 일상 회복을 다시 논의할 수가 없어요.”

“자영업자 손실 방역 완화로 푸는 건 누군가의 목숨과 바꾸는 것”

- 그러나 이거 가지고도 자영업자들은 반발하잖아요.
“자영업자들이 반발하는 건 당연하죠. 왜냐하면 본인들의 의지와 무관하게 영업장의 운영 시간을 줄이거나 받아야 되는 손님의 수를 줄여야 되는 문제인 거잖아요. 그러니까 이분들의 손실은 방역 완화를 통해서 풀어가면 그건 누군가의 목숨하고 바꾸는 거예요. 그렇게 돼서는 안 되는 거잖아요. 결국 그 손실은 경제적 문제이기 때문에 방역 완화로 풀어가려고 하지 말고 경제적 방법으로 손실을 풀어가야 된다는 거죠. 그게 국가 재정을 사용하는 방법이고 국가가 있는 이유이고요. 다른 나라 같은 경우 손실 보상을 확실하고 빠르게 진행 하는데 우리는 손실 보상의 수준 등이 전혀 자영업자들의 눈높이에 맞지도 않은 데다가 엄청 느리게 지급해요. 그러니까 자꾸 망해가는 사람이 있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이 나오잖아요. 사람의 생명도 세이브하고 경제적 피해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결국 강력하게 거리 두기로 하면서 거기서 나온 손실을 국가가 확실하게 보상해 주는 거예요.”

- 언제인지 모르겠는데 커피숍에선 배달만 하고 매장 안에선 못 먹게 한 적 있잖아요. 그거도 안 했는데.
“그렇죠. 지금 지금의 거리 두기가 전반적으로 보면 4차 유행 때보다도 강하지가 않아요. 그리고 기억해 보시면 그때는 유행 양상에 따라서 4단계 플러스알파를 계속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그런 게 없잖아요. 지금은 지역사회 전파가 훨씬 광범위하게 일어난 상태인데 거리 두기 강도는 더 약한 형태거든요. 그러니까 저는 지금 정도의 강도로는 약간 줄어드는 선에서 더 감소를 못 시킬 가능성도 상당히 높다고 봐요.”

- 아무래도 선거가 코앞이라 그런 거 아닐까요?
“그렇죠. 제가 보기에는 선거 때문에 제대로 된 거리 두기를 정부 여당이 결정 못 한 게 사실인 것 같아요. 왜냐하면 상황에 대한 인식이 부정확하거나 또는 예측이 이상하다고 보지는 않거든요. 잘 예측하고 있고 상황 판단도 잘하고 있는데 대응 방법을 결정할 때는 이상해져요.”

- 하루 확진자가 늘어나는 게 수목인데 어제(22일) 7000명을 유지했어요. 그리고 오늘(23일)은 6900명 정도였는데 이건 어떻게 보세요?
“사실은 지난주부터 뭘 해도 확진자는 줄어들 수 있는 정도예요 그래서 이제 6인 제한도 했었고 그다음에 4인 제한 9시 제한으로 바뀌었잖아요. 그런 것 때문에 전파는 일부 차단이 되고 확진자도 줄어들 거예요. 그런데 이게 긴 시간에 걸쳐서 아주 천천히 줄어들면 우리가 방역 강화에 대한 피로도도 높아질뿐더러 확진자 감소세가 더 느려질 거예요. 피로도가 높아지면 참여도가 떨어지기 때문에요. 그래서 당장은 한숨 돌리는 것 같지만 상황이 다시 나빠질 수 있죠. 거기다가 요새 보면 오미크론이 우리나라 여기저기서 발견되고 있거든요. 해외 사례를 보면 오미크론이 발견되고 한 달에서 한 달 반이면 유행을 주도하는 바이러스가 되더라고요. 그래서 우리나라도 지금 방역을 강화하기는 했지만 강력한 거리 두기라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정말 빠르면 한 달에서 한 달 반 사이에 우리나라도 오미크론이 대세를 장악할 가능성이 있고 늦어도 두세 달 사이면 오미크론이 주도하는 바이러스가 될 텐데 그렇게 되면 전파력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지금보다 상황이 더 나빠질 수도 있어요.”

- 그럼 오미크론에 대한 연구가 어느 정도 되나요?
“우리나라는 오미크론이 유입 확인된 지가 얼마 안 되고 워낙 환자 수가 적어서 아직 충분한 데이터는 없는데 미국이나 유럽의 상황을 보면 확실히 전파력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보다 더 높은 것 같고요. 치명률도 그냥 델타 변이 바이러스 수준 정도는 되는 것 같아요. 똑같은 치명률이나 약간 낮은 치명률이라고 하더라도 전파력이 높아서 단기간에 더 많은 환자가 생기면 치명률도 비슷해지거나 더 올라갈 수가 있습니다.”

- 지금 문제는 위 중증 환자가 많이 나오고 있잖아요. 이건 어떻게 보세요?
“방역 완화를 하면 위드 코로나를 하면 확진자가 늘어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고 확진자가 늘어나면 일정한 비율로 중환자가 생긴다는 것도 피할 수 없는 사실이거든요. 그런데 애초 예상했던 중환자 발생 비율보다 우리가 단계적 일상을 회복한 다음에 발생하는 중환자 발생 비율이 더 높았다는 것이 어려운 상황을 만든 이유가 되겠고요. 그렇지만 그렇다고 하면 이게 앞으로 상황이 점점 나빠질 것이 예측됐기 때문에 빨리 비상 멈춤을 하고 중환자 병상을 격리 정돈하고 확충하는 시간을 가진 다음에 다시 비상 멈춤을 풀고 일상회복으로 갔어야 됐지 않았냐는 거죠.”

- 백신 맞으면 위 중증으로 갈 확률이 낮아지는 거로 아는데 우리나라 백신 접종률이 높잖아요. 우리도 왜 중증 환자가 많아요?
“여전히 고위험군 연령층에서의 미접종자가 많아요. 그러니까 한두 달 전 자료를 보면 60세 이상에서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이 100만명 가까이 있었고요. 100만명이 다 감염된다고 치면 1년 동안에 하루에 3000명씩 감염돼야 되는 거거든요. 우리가 접종률을 최대한 올렸지만 그렇게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연령이 한 100만명 정도 미접종 상태로 남아 있었죠. 그다음에 모든 백신이 100% 효과를 내지는 않습니다. 결국은 백신 접종을 다 해도 항체가 안 만들어지거나 또는 적게 만들어지는 사람들이 일부 존재할 수가 있겠고요. 그런 분들이 대부분 또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면역 저하 질환을 가진 분들이거든요. 그러니까 접종한 사람 중에 면역 저하 질환이나 아니면 여러 가지 이유로 항체가 안 만들어지는 그런 사람들에서는 돌파 감염이 생기고 또 미접종자에서 감염이 생기고 그러면서 이 사람들의 감염 비율이 예상보다 많아졌었고 그러다 보니까 위중증 환자가 많이 나오는 상황이 됐죠.”

“코로나 안 끝날 것 같아”

- 3차 접종 후에도 돌파 감염이 나와서 백신이 효과 있냐는 의문도 있는데.
“돌파 감염은 모든 백신에서 존재해요. 코로나19 백신만 돌파 감염이 있는 게 아니고 다른 인플루엔자나 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이나 여러 가지 백신들이 백신을 접종했어도 그 병을 충분히 예방하지 못하는 그런 돌파 감염 사례는 항상 있고요. 그런데 지금 이런 돌파 감염 사례가 코로나19의 경우에는 변이 바이러스가 나오면서 좀 더 흔해지는 경향을 가진 거죠. 돌파 감염이 생기는데  백신 뭐 하러 맞았냐는 거죠. 만약에 우리가 지금과 같은 백신 접종률을 보이지 않는다면 지금 나오는 코로나19 관련된 숫자에 다 0이 하나씩 더 붙었을 거예요. 그러니까 무슨 얘기냐 하면 지금 백신 접종률이 높지 않은 평범한 나라이거나 그 이하의 접종률을 보이고 있다면 하루에 한 6만명에서 7만명의 확진자가 나오고 한 1000명에서 700명 정도의 사망자가 매일 나오는 상황이 됐을 거예요.”

- 3개월 지나면 면역 효과가 떨어지니까 3차 접종 안 거잖아요. 그럼 앞으로 3개월마다 백신 맞아야 할까요?
“그런데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백신은 오리지널 바이러스로 만든 백신이기 때문에 자꾸 변이가 많이 나오면 나올수록 효과가 떨어지거든요. 그러니까 지금 델타 변이 바이러스만 해도 오리지널 바이러스에 비해서 백신 효과가 거의 3분의 1 이상 떨어졌었고 오미크론 같은 경우도 예방 효과는 또 거기에 절반 이상이 떨어졌거든요. 그래서 한 20~30% 정도의 보호 효과밖에 없다고 지금 데이터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계속 같은 백신을 4차 5차 맞기보다는 아마도 어느 시점에서인가는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대응이 가능한 새로운 백신을 개발해서 맞아야 될 거라고 저는 생각이 돼요.”

- 화이자가 2024년까지 코로나가 안 끝날 것 같다는 전망이 나왔는데 어떻게 보세요?
“코로나는 안 끝날 거예요. 당장 문제가 되는 것은 앞으로 한 2, 3년 이내에 조금 더 효과적인 백신이 나오고 치료제가 개발되면 지금과 같은 고생을 안 하겠지만 코로나19가 완전히 사라질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봐요.”

이영광 객원기자 kwang38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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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ang3830@hanmail.net
이영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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