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와 자유계약선수(FA)박병호의 협상이 지지부진한 사이 KT 위즈의 영입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2011년 트레이드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 입단한 박병호는 통산 타율 0.278 327홈런 956타점을 기록한 키움을 상징하는 스타다. 키움에서 은퇴를 한다면 구단의 첫 영구 결번 선수가 될 확률이 상당히 높다. 2번째 FA 자격을 얻은 박병호의 키움 잔류는 상당히 유력해보였다.
하지만 기류가 변하고 있다. 다수의 매체 보도에 따르면 KT는 박병호 영입을 희망하고 있다. 키움과 박병호가 FA 계약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 선수 구성에 집중한 키움은 박병호와 새해에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이러한 가운데 베테랑 거포가 필요한 KT가 박병호 영입전에 참전한 것으로 보인다.
KT는 내부 FA였던 3루수 황재균, 포수 장성우와 계약한 이후 외부 FA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이숭용 KT 단장은 지난 27일 황재균 계약 발표 후 “아직 FA 시장에서 철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재 시장에 남아 있는 즉시 전력감은 박병호와 정훈밖에 없다.
KT는 유한준의 대체자로 박병호를 점찍은 것으로 보인다. 유한준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중요한 순간마다 결정적인 득점을 뽑아내며 올해 통합 우승에 일조했고, 이후 은퇴를 선언했다.
박병호는 전성기 때보다 타격 정확성은 떨어졌다. 2020시즌과 2021시즌 타율이 각각 0.223과 0.227에 그쳤다. 하지만 장타력은 여전하다. 박병호는 홈런왕을 무려 다섯 번이나 차지한 거포다. 통산 홈런만 327개다. 2020시즌에는 21개의 홈런을, 2021시즌에는 20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장거리 타자가 적은 KT에 박병호는 알맞은 카드다. KT는 2021시즌 팀 홈런(106개) 7위에 그쳤다. 올 시즌 20개의 홈런을 올린 선수가 아무도 없다. 팀 내 최다 홈런 기록자인 강백호는 16개의 홈런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박병호가 중심 타선에 합류한다면 한 방을 기대할 수 있다. 여기에 박병호는 키움에서 오랫동안 주장을 맡을 만큼 리더십도 뛰어나다.
문제는 계약 규모다. 박병호는 FA C등급으로 분류돼 타 구단에서 영입할 경우 원소속팀에 직전 시즌 연봉 150%을 보내야 한다. 박병호의 지난 시즌 연봉은 15억원으로 키움 외에 구단이 계약을 맺으면 보상금 22억 5000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시장 초반만 해도 박병호는 부담스런 금액에 사실상 이적이 불가능한 선수로 분류됐지만, 야구계에 따르면 KT의 움직임은 꽤나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키움의 이정후가 지난 28일 자신의 SNS에 박병호,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함께 대화를 나누는 중계방송의 한 장면을 캡처해 ‘memory(추억)’라고 글을 게재해 박병호가 곧 이적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