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지난해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2019년 2월 갑작스럽게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 때문이다. 2년이 넘는 시간 우리 삶 모든 일상을 바꿔온 미증유의 전염병은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는 기쁜 날 마저도 희망을 말하기 힘들게 만들었다.
“올해는 괜찮을거야”라는 간단한 말 한 마디를 하기 힘든 이유는 무엇일까. 실제 우리들 삶이 너무나도 팍팍하기 때문이다. 거시적으로 보면 한국은 전 세계 대비 비교적 ‘선방’했다지만 국내 경제성장률은 수정에 수정을 거듭, 하향조정됐다. 소비자물가는 끊임없이 올라 매달 ‘최고가’를 갱신했다. 금융당국을 출입하고 있는 기자로서는 매달 이같은 이야기를 전달해야 하다 보니 우울감을 감추기 어려웠다.
거시경제를 넘어 미시경제로 넘어가면 상황은 더 악화됐다. 약 2년간 지속됐던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으로 소상공인들과 자영업자들의 삶은 말 그대로 ‘파괴’됐다. 지난해 28일 발표된 ‘2020년 소상공인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소상공인 사업체수는 전년 대비 4.7% 증가한 290만개로 나타났지만 종사자수는 전년대비 87만명(13.5%) 감소한 557만명으로 집계됐다.
사업체당 연매출액은 2억24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100만원(월평균 92만원)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9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400만원(월평균 117만원) 줄었다. 이 중 숙박·음식점업의 영업이익 감소율은 56.8%로 코로나19 이전 대비 말 그대로 ‘반토막’이 났다. 고용인원이 줄어들었지만 매출까지 감소한 셈이다. 1인당 월 160만원, 일반기업의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사장님’들이 대부분이라는 의미도 포함된다.
그 사이 소상공인들의 부채는 늘어났다. 지난 2020년 소상공인이 보유한 총부채는 294조4000억원으로 47조7000억원이 늘었다. 사업체당 부채는 1억6900만원에 달한다. 2년전 통계가 이 정도 상황이면 2021년은 더욱 악화됐을 것이 불보듯 뻔하다.
소상공인 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부담은 더욱 늘어났다.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부채는 1844조9000억원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2010년 말(843조원)과 비교해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이에 따른 이자 부담만 약 70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2022년 한국이 차갑다 못해 냉혹하게 느껴질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모든 경제지표에서 나타나고 있다. 국내 모든 경제주체들의 어려움이 올해도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금융이 조금 더 힘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올해 핵심 키워드로 금융안정, 금융발전, 경제성장, 포용금융 등을 꼽았다. 다른 금융사 CEO들도 적극적인 서민금융 지원을 약속하고 있다. 부디 말로만 끝나지 않고 적극적인 ‘행동’이 이어지길 기대한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