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오영수가 한국 배우 최초로 골든글로브 수상자에 선정됐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오영수는 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비벌리힐스 호텔에서 열린 제7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TV부문 남우조연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배우 이정재와 작품상 후보에 오른 ‘오징어 게임’은 수상에 실패했다.
이날 오영수는 넷플릭스를 통해 “수상 소식을 듣고, 생애 처음으로 내가 나에게 ‘괜찮은 놈이야’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세계 속의 우리’가 아니고 ‘우리 속의 세계’”라며 “우리 문화의 향기를 안고, 가족에 대한 사랑을 가슴 깊이 안고, 세계의 여러분에게 감사드린다. 아름다운 삶을 사시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오영수는 지난해 9월 공개된 ‘오징어 게임’에서 뇌종양을 앓고 있는 1번 참가자 오일남 역으로 출연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골든글로브는 오영수를 “세상과 우리의 상상력을 장악한 시리즈 중 가장 놀라운 인물”이라며 “한국에서 가장 위대한 연극배우 중 한 명”이라고 소개했다. 오영수는 현재 신구와 함께 연극 ‘라스트 세션’ 프로이트 역할로 공연 중이다.
오영수는 골든글로브에서 처음 수상한 한국 배우가 됐다. 한국 배우가 골든글로브 후보로 지명된 것 역시 이정재와 오영수가 최초다. 지난해 영화 ‘미나리’(감독 정이삭), 2년 전 ‘기생충’(감독 봉준호)이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했으나, 미국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윤여정은 후보에 오르진 못했다.
올해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생중계 없이 결과만 SNS와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재확산을 고려해 레드카펫 없이 무관중으로 진행했다. 할리우드 보이콧의 영향이 컸다. 앞서 87명의 백인 회원으로 구성된 HFPA(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가 인종차별, 성차별 논란에 휩싸였고, 불투명한 재정관리 등 부정부패 의혹도 나왔다. 이에 할리우드 배우들과 제작사, 방송사 등은 보이콧을 선언했다. 넷플릭스도 보이콧에 합류해 오영수와 이정재는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오징어 게임’은 미국방송비평가협회(BFCA)가 주관하는 제27회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에도 시리즈 작품상, 최우수 외국어 시리즈상, 드라마 시리즈 남우주연상 후보까지 3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오영수는 후보에 지명되지 못했다. ‘오징어 게임’은 지난 11월 제31회 고섬 어워즈 시상식에서 작품상 격인 40분 이상의 획기적 시리즈 부문을 수상했다.
‘오징어 게임’은 참가자들이 456억원의 상금을 차지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벌이는 서바이벌 게임을 그린 작품이다. 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은 9월23일부터 11월7일까지 46일 연속으로 전 세계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1위 자리를 지키며 세계적인 흥행에 성공했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