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추가 토론에 합의했다. 조건은 이재명·윤석열 대선 후보만 참여하는 ‘양자 토론’이었다. 이에 토론에서 배제된 국민의당과 정의당이 일제히 “토론 담합”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과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3일 오후 토론 실무협상을 마치고 4가지 사항을 합의했다. △설 연휴 전 양자 TV토론 △지상파 방송사 주관 △국정 전반에 대한 모든 현안 △이외에도 추가 토론 진행을 위한 협상 지속 등이다.
토론은 다자토론이 아닌 양자 토론으로 결론 내렸다. 토론 실무협상 주체가 양 당이었다는 이유에서다. 박 의원은 “양자가 모여서 회의를 했기 때문에 4자 토론을 얘기하는 건 월권”이라고 설명했다.
다자토론 가능성과 관련한 양 당의 입장은 갈렸다. 박 의원은 “민주당 입장은 4자 토론 제안이 들어와도 수용한다는 것”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후보도 14일 인천지역 공약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토론이라는 게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질 수 있다. 양자 토론, 3·4자 토론도 언론사와 양당 각계 후보들 상황에 따라 할 수 있는 일”이라며 “다양한 방식들 앞에서 같이 논의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 입장은 다소 달랐다. 성 의원은 “윤 후보의 일정 등 모든 게 새롭게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고민을 해봐야 할 사항”이라며 다자토론 가능성과 선을 그었다.
이를 놓고 정치권에선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상승세를 의식해 다자토론을 막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태규 국민의당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13일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안 후보가 올라오니까 적대적 공생관계로 돌아가서 기득권을 지키겠다는 것인가”라며 “두 당의 담합 토론은 음모적이며 명백하게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의당도 유권자들의 선택을 막는 행위라고 질타했다. 여영국 정의당 대표는 14일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양자 TV토론 합의 담합은 국민 밥상에 파란 썩은 생선과 빨간 썩은 생선만 올려 국민이 선택해서 먹으라고 강요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양 후보가 서로의 방패막이가 되어주겠다는 담합행위가 아니면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당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항의방문부터 토론 금지 가처분신청까지 가능한 모든 방안을 총력 동원할 방침이다. 안혜진 선대위 대변인은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토론 금지 가처분 신청은 법률적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월요일에는 중앙선관위를 항의 방문할 것이다. 기타 할 수 있는 방안을 총동원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초등학생도 하지 못할 부끄러운 행태를 보인다. 안 후보를 견제하려고 왕따를 시키고 있다”며 “처음 실무 협의할 때 유불리를 떠나서 어떤 형식으로든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결과적으로 완전 소외시키고 대선 전열을 자기들 중심으로 짜겠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