귓불의 사선형 주름인 ‘프랭크 징후(Frank’s sign)’를 3차원 뇌 MRI에서 자동으로 식별하고, 해당 징후가 유전성 뇌소혈관 손상의 정도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음을 입증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기웅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3D 뇌 MRI 영상에서 프랭크 징후를 객관적으로 탐지하는 인공지능(AI) 모델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이를 활용해 유전성 뇌소혈관질환인 카다실(CADASIL) 환자에서 프랭크 징후와 뇌백질변성 정도 간의 연관성을 규명했다고 12일 밝혔다.
프랭크 징후는 한쪽 또는 양쪽 귓불에 약 45도 각도로 깊게 파인 사선형 주름을 말한다. 1973년 미국 의사 샌더스 프랭크(Sanders Frank)가 협심증 환자에서 해당 징후가 자주 관찰된다고 보고한 이후 심근경색, 뇌졸중, 혈관성 치매 등 심뇌혈관질환과의 관련성이 제기돼 왔다. 다만 그간 연구는 상관관계 확인에 그쳤고, 평가 기준이 표준화되지 않아 주관적 판단에 의존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3D 뇌 MRI에 양쪽 귓불을 포함한 얼굴이 함께 촬영된다는 점에 착안해, MRI에서 추출한 3차원 얼굴 이미지를 기반으로 프랭크 징후를 자동으로 탐지하는 AI 모델을 개발했다.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수집한 뇌 MRI 400건을 활용해 전문가가 수동으로 표시한 프랭크 징후를 학습시킨 뒤, 별도의 분당서울대병원 데이터 600건과 충남대병원·강원대병원·세브란스병원 등 다기관 데이터 460건으로 검증을 진행했다.
검증 결과, 전문가가 표시한 영역과 AI가 자동으로 분할한 영역의 일치도를 나타내는 DSC(Dice 유사도 계수)는 0.734와 0.714로 나타났다. 프랭크 징후 유무를 구분하는 성능을 나타내는 AUC 값도 모두 0.9 이상을 기록해, 다양한 임상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어 해당 AI 모델을 활용해 유전자 돌연변이로 발생하는 뇌소혈관질환인 카다실 환자에서 프랭크 징후의 임상적 의미를 분석했다. 기존 혈관성 질환 연구와 달리, 발병 원인이 단일 유전자 변이로 비교적 명확한 질환을 대상으로 삼아 프랭크 징후가 실제 혈관 손상 정도를 반영하는지를 검증했다.
유전자 검사로 확진된 카다실 환자 81명과 연령·성별을 맞춘 일반인 54명을 비교한 결과, 카다실 환자군의 프랭크 징후 발생률은 66.7%로 일반인(42.6%)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연령 등 혼란 변수를 보정한 이후에도 카다실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프랭크 징후가 나타날 확률이 4.2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카다실 환자군 내 분석에서도 차이가 확인됐다. 프랭크 징후가 있는 환자는 없는 환자에 비해 뇌백질변성(WMH) 부피가 약 1.7배 컸다. 뇌백질변성 부피를 기준으로 환자군을 하위·중위·상위 세 그룹으로 나눴을 때, 프랭크 징후 발생률은 각각 37.0%, 66.7%, 74.1%로 단계적으로 증가했다.
김 교수는 “프랭크 징후가 단순한 노화 현상이 아니라 유전성 뇌소혈관 손상의 정도를 객관적으로 반영할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했다”며 “프랭크 징후만으로 질환을 진단할 수는 없지만, 다른 혈관성 질환 위험 요인이 있는 경우 귓불 주름이 추가적인 신호가 될 수 있어 전문의 상담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