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식·거식 반복하는 섭식장애…표준 치료로 회복 가능성 확인

폭식·거식 반복하는 섭식장애…표준 치료로 회복 가능성 확인

기사승인 2026-02-19 15:34:12
김율리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일산백병원 제공

국내 섭식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근거 기반 표준 치료모델의 효과를 분석한 대규모 임상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김율리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국내 대학병원 섭식장애 클리닉을 방문한 환자 532명을 대상으로 후향적 코호트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 대상은 신경성 식욕부진증 성인 160명, 소아·청소년 145명, 신경성 폭식증 환자 227명으로, 환자 특성에 맞는 치료 모델을 적용한 뒤 치료 결과를 추적·분석했다.

섭식장애는 체중 증가에 대한 극단적인 두려움으로 음식 섭취를 제한하거나 폭식과 구토를 반복하는 정신질환이다. 심각한 영양결핍과 심혈관계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사망률이 높은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아시아 지역에서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지만, 아시아권 환자를 대상으로 한 치료 효과 연구는 부족한 상황이다.

연구팀은 표준 치료법이 한국 임상 현장에서도 유의한 효과를 보였으며, 개인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 가능성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소아·청소년 신경성 식욕부진증 환자 145명을 대상으로 가족기반치료(FBT)와 전문가 지지 임상관리 치료(SSCM)를 비교한 결과, 두 치료법 모두 체중 증가와 섭식 행동 개선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의 평균 체질량지수(BMI)는 약 2.7kg/㎡ 증가했고, 단식 등 체중 회피 행동도 유의하게 감소했다. 연구팀은 서구에서 개발된 가족기반치료가 한국 환자에게도 충분한 효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성인 신경성 식욕부진증 환자 160명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근거 기반 치료법 전반이 체중 회복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법 간 유의한 차이는 없었지만, 치료자의 숙련도와 치료 지속성이 회복 정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확인됐다. 

신경성 폭식증 환자 227명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도 치료 이후 폭식, 자가 유도 구토, 금식, 과도한 운동 등 주요 증상이 감소하고 섭식 관련 인지 왜곡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치료 회기가 증가할수록 완전 회복 가능성이 높아 치료 지속성과 환자 참여도가 중요한 요인으로 드러났다.

김율리 교수는 “표준 치료 프로토콜을 준수하면서도 개인화된 접근을 통해 환자에게 최적화된 치료 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했다”며 “한국 섭식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대규모 임상 데이터를 활용한 치료 실증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이찬종 기자
hustlelee@kukinew.com
이찬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