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환자는 연일 수천 명씩 쏟아지고 있지만, 급성 A형 간염, 백일해, 수두와 같은 감염병은 해마다 크게 줄고 있다.
감염성 질환은 세균, 바이러스, 기생충 등 다양한 병원체가 인체에 들어와 증식하면서 발생하는 질병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4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주요 11개 감염성 질환의 진료인원은 2016년 약 54만7000명에서 2020년 25만명으로 29만7000명 감소했다. 연평균 17.8%씩 줄어들면서 4년 전에 비해 감염병 환자 수가 절반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질환별로 살펴보면, 2016년에 비해 2020년 급성 A형 간염 진료인원은 26.3% 줄었다. 백일해는 31.6%, 성홍열은 86.0%, 수두는 64.7%, 유행성 이하선염은 63.3%, C형 간염은 47.2% 환자 수가 감소했다. 신증후군출혈열과 쯔쯔가무시병은 각각 64.8%, 56.9% 진료인원이 축소됐다.
반면, 카바페넴내성 장내 세균속균종(CRE) 진료인원은 2016년 5명에서 2020년 451명으로 8920% 증가했다.
보건당국이 2017년 6월부터 전수감시 감염병으로 지정·관리하고 있는 CRE 감염증은 카바페넴계 항생제에 내성을 나타내는 장내세균속균종이다. 중증질환이나 수술 등으로 면역력이 약해진 환자가 CRE에 감염되면 항생제가 듣지 않아 치명적인 위험에 빠질 수 있다. 보건당국은 CRE 감염증이 이처럼 크게 증가한 원인을 △전수감시 전환 이후 신고에 대한 의료기관의 인식 향상 △환자의 의료기관 이용 증가 △코로나19 대응에 따른 감염관리 자원 부족 등에서 찾는다.
중증 열성 혈소판감소 증후군(SFTS) 환자도 2016년 361명에서 2020년 610명으로 69.0%(249명) 많아졌다. SFTS는 국내에서 지난 2013년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 매년 환자 수가 급격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SFTS는 주로 4~11월에 풀밭이나 수풀 등에서 SFTS 바이러스를 보유한 참진드기에 물린 후 발생하는데, 약 20%의 사망률을 보일 정도로 위험한 질환이다. 특히, 조기 진단이 어렵고 아직 치료제와 백신이 없어 SFTS를 매개하는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SFTS는 고열과 소화기증상이 주로 나타나지만 초기 증상은 몸살감기와 비슷하다.
이외에도 콕시엘라 버내티라는 균에 감염되는 질환인 큐열 환자도 169명에서 280명으로 65.7%(111명) 증가했다.
신승헌 기자 ss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