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선후보의 ‘박스권 지지율’ 돌파를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종로 등 3·9 보궐선거 지역구 3곳 무공천, 동일지역 3선 이상 출마금지 제도화 등 당 혁신방안을 밝히고 전면 쇄신을 약속했다.
송 대표는 25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9개월 간 국민의 분노와 실망, 상처를 덜어드리기에 민주당의 반성과 변화, 쇄신이 많이 미흡했다”며 “정권교체를 위해 나부터 내려놓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송 대표는 변화를 위해 가장 첫 번째로 다음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이른바 86세대 용퇴론을 언급하며 “586세대가 기득권이 되었다는 당 내외 비판의 목소리가 있다. 586이 많은 일을 해 온 것도 사실이다. 민주화와 사회 변화에 헌신했고 세 번의 민주 정부 탄생과 성공에도 많은 역할을 했다”면서도 “우리가 원한 것은 더 나은 세상이지 기득권이 아니다. 선배가 된 우리는 이제 다시 광야로 나설 때”라고 했다.
‘동일지역구 국회의원 연속 3선 초과금지’ 조항 제도화 계획도 밝혔다. 송 대표는 “고인물 정치가 아니라 새로운 물이 계속 흘러들어오는 정치, 그래서 늘 혁신하고 열심히 일해야만 하는 정치 문화가 자리 잡도록 굳건한 토대를 만들겠다”며 “부족한 나를 5선 국회의원으로 일할 기회를 주신 계양구민, 민선 5기 인천광역시장으로 신임해주셨던 인천시민께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오는 3월 9일 대통령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보궐선거 지역구 5곳 중 귀책사유가 발생한 3곳에서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했다. 송 대표는 “종로, 안성, 청주 상당구 3곳의 보궐선거에 후보를 공천하지 않겠다”며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국민의 뜻을 받아 책임정치라는 정도를 지키겠다. 우리 민주당이 책임 정당으로 한단계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외에도 △광역·기초의원 30% 이상 청년 공천 △윤미향·이상직·박덕흠 의원 제명안 신속 처리 등을 약속한 뒤 “청년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희망을 만들어주는 민주당이 되겠다. 기득권화되고 노쇠한 민주당이 되어서는 안된다. 변화를 선도하겠다. 2030 중심 당으로 체질 개선에 성공하고,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이 더해진다면, 국정 운영 능력과 쇄신 능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능력 있는 당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민주당 정부의 어두운 유산’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송 대표는 “(윤 후보는) 우리의 오만과 내로남불의 반사효과”라며 “반성한다. 정권교체를 넘어 스스로 기득권을 타파해 정치교체를 이루겠다. 여야를 넘어 검찰 동우회, 운동권 동우회 기득권을 타파하는 새로운 정치 시대로 제대로 이재명과 함께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86 운동권 그룹 맏형격의 송 대표가 먼저 ‘586 용퇴론’을 거론하며 세대교체론을 띄운 만큼 운동권 그룹 의원들의 동참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다만 송 대표는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치는 모두가 독립된 헌법기관으로 책임지는 것”이라며 “강요나 압박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각자 판단할 일”이라고 했다.
또 이번 ‘개혁 선언’이 지지율 상승을 위한 ‘보여주기’라는 지적과 관련해선 “당 대표로 선출된 이후 간판 빼고 모두 변화해야 한다고 말해왔다”며 “조국 사태 공개사과, 부동산 관련 의원 12명 탈당 요구 등 초강수 조치를 해왔던 것을 잘 알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