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쇼트트랙 대표팀 기술코치인 빅토르 안(안현수)를 향한 국내의 부정적 여론에 대해 중국 누리꾼들이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10일 중국 최대 소셜미디어 웨이보의 인기검색어 중 하나가 ‘#安贤洙被抛弃的天才少年#(한국인들에게 폭행당하는 안현수는 얼마나 힘들까)’다. 이날 오후 2시55분 기준 1억6000만명이 이 해시태그를 검색했고, 관련 글만 4400여개가 올라왔다.
이 해시태그를 포함한 게시물을 살펴보면 대부분 빅토르 안을 옹호하면서 한국 누리꾼을 비판하는 내용이다.
이들은 “(안현수에) 러시아가 기회를 줬고, 중국이 플랫폼을 줬고 한국은 사이버왕따를 줬다” “안현수 가족은 중국으로 이민와라” “한국인은 마음이 좁다” ”한국은 안현수를 욕할 자격이 없다” “경기 중 안현수가 카메라를 볼 때 너무 슬퍼보인다” 등 반응을 보였다. 일부 누리꾼은 한국 남성 비하로 논란이 된 바 있는 집게 손가락 이모티콘을 올리기도 했다.
일부 중국 매체들은 빅토르 안이 한국의 쇼트트랙 영웅에서 러시아로 귀화한 배경, 중국 코치가 된 일화를 보도한 기사에 이 해시태그를 걸어 웨이보에 게시했다.
중국 시나닷컴은 ’한국 네티즌들에게 폭행당한 안현수, 그의 삶은 얼마나 힘들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빅토르 안이 최근 자신의 SNS에 “가족을 향한 욕설은 삼가해 달라”고 호소한 내용을 전했다.
또 중국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인 왕멍이 “한국은 그를(빅토르 안) 비난한 자격이 없다”고 말한 사실을 전하며 ‘왕멍이 안현수를 응원한다’는 검색어가 등장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관영매체 중국망은 “안현수에 대한 (한국의) 사이버 폭력은 공정한 경쟁의 기회를 보장하고 평화와 우애의 올림픽 정신에 어긋나는 일”이라며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눈에 띄게 발전한 반면 옛 라이벌인 한국의 경기력은 만족스럽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지난 7일 남자 쇼트트랙 1000m에서 한국 대표팀의 황대헌과 이준서가 실격 처리되고 중국이 금·은메달을 따낸 것에 한국 누리꾼이 크게 분노했다면서 “한국 선수들의 실패를 안현수 탓으로 돌리고 그의 가족에게 화를 내기까지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남자 1000m 준결승전 당시 편파 판정 논란이 일은 사실이나 한국과 헝가리가 판정 결과에 항의한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지난 5일 쇼트트랙 남녀 혼성계주 결승에서 중국 대표님이 금메달을 따자 기뻐하는 모습이 포착된 안현수에 대한 한국 내 비난 여론만 조명했다. 선수 간 터치도 안하고 실격 판정을 받지 않은 일명 ‘와이파이 터치’도 언급되지 않았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