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교체 여론은 높은데 여야 대선후보간 지지율은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역대급 비호감 대선으로 ‘찍을 후보가 없다’라는 유권자의 길 잃은 표심이라고 분석했다.
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지난 12~14일 전국 유권자 1009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통령 선호도(다자대결)’을 조사한 결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41.9%(1.5%p↑),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42.4%(3.9%p↑)를 각각 기록했다.
두 후보 간 지지율은 누가 앞선다고 말할 수 없는 ‘초접전’ 상태의 판세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한길리서치가 실시한 4차례의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는 2.7%p→1.7%p→1.9%p→0.5%p로 모두 ‘오차범위 내 격차’를 기록했다.
안갯속 판세와 달리 대선 성격은 명확히 ‘정권교체’ 여론이 우세했다. 같은 조사 대상에게 ‘대선 성격’을 물은 결과, ‘야당인 국민의힘 등으로 정권교체’가 50.7%로 나타났다. ‘여당인 민주당이 정권재창출’은 40.6%로 정권교체 여론이 10.1%p나 앞섰다. 기타·잘모름은 8.8%였다.
정권교체 여론은 직전 조사(2월 2일)에서 40%대로 떨어지며 다소 주춤한 모습(46.4%)을 보인 바 있다. 그러나 2주 사이 여론이 다시 회복되며 50%대를 기록했다. 정권재창출 여론은 직전 조사(40.9%)보다 0.3%p 떨어졌다.
엇갈린 여론이 나타난 이유로는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 꼽힌다. 현재 가장 높은 지지를 받는 두 후보는 유권자의 ‘비호감 평가’에서 낙제점 수준을 받고 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여론조사업체 4개사가 성인 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지난 7~9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대선후보 비호감도’에서 이재명·윤석열 후보는 나란히 58%를 기록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정권교체 여론은 압도적으로 높은데 이재명·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이 접전을 벌이는 상황을 어떻게 보는가’라는 질문에 “비호감 대선이라서 그렇다. 정권교체를 해야 하는데 마땅히 좋은 사람이 없다고 평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도 “후보들의 비호감도가 작용했을 것이라고 본다”고 풀이했다.
다만 5년 단임제 대통령 국가에서 정권교체 여론이 선거 국면에서 50%대에 달하는 것이 높은 수치는 아니라고 평가했다. 더구나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현재 굳건한 ‘40%대’를 유지하는 이례적인 상황을 고려해야한다고 했다.
박 교수는 “정권교체 여론은 대통령 권력구조와 맞닿아있다. 5년 단임제 국가에서 정권재창출 여론이 얼마나 나올 수 있겠는가. 5년 동안 많은 일이 일어날 수 있고, 임기가 끝을 향할수록 정권교체 여론은 높을 수 밖에 없다”며 “정권교체 여론이 야당 후보를 찍겠다는 의사라고 보면 안된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헌정사상 최초로 높은 상황에서 ‘정권교체 50%대’라는 것은 ‘겨우 과반을 넘긴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 결과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