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마지막 TV토론에서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이들은 복지 등 사회 분야 현안을 두고 치열하게 의견을 주고받았다. 아울러 이 후보와 윤 후보는 이날도 대장동 의혹을 주제로 서로 신경전을 펼쳤다.
네 후보는 2일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방송토론회에 참석했다. 이번 토론회는 선거 기간 중 가장 마지막에 열린 법정토론이었다.
‘복지 중요’ 강조… 실현 방안은 제각각
이들은 가장 먼저 ‘복지’와 관련해 맞붙었다. 이 후보는 ‘복지 안전망’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세계 10대 경제 강국인데 복지 수준은 30위”라며 “전국민고용보험제와 기본소득‧수당이 필요하다. 유아‧아동‧노인‧장애인‧환자 등의 돌봄을 국가가 확실히 책임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재원 마련과 관련해서는 “지출구조 조정과 세원 관리가 중요하다. 탈세도 반드시 잡겠다. 자연 증가분 등으로 충분히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지속가능한 성장과 복지’를 키워드로 꼽았다. 윤 후보는 “복지는 지속가능한 성장의 기초다. 성장은 복지의 재원이다. 성장과 복지의 지속가능한 선순환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또한 “4차 산업혁명의 첨단 과학기술을 적용한 성장과 복지서비스 질 제고로 더욱 큰 선순환을 이뤄낼 수 있다. 맞춤형 복지로 사각지대 없는 복지를 구현할 수 있다”라고 했다.
아울러 이른바 ‘기본소득’ 등 현금복지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윤 후보는 “현금을 활용한 보편 복지는 엄청난 재원과 세금이 들어간다. 효과도 크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심 후보는 복지 체계 안정과 확대를 약속했다. 그는 △장애인도 독립적으로 최소한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을 수 있는 행복한 나라 △비정규직과 자영업자 등 모든 일하는 시민을 포괄하는 신복지체제 등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특히 “병원비 걱정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라며 “1000만원이 나오든 1억이 나오든 1년 본인 부담액을 100만원으로 상한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증세도 꺼냈다. 그는 “여유 있는 부유층에게 고통부담을 더 요청하겠다. 증세와 확장재정으로 녹색 복지국가의 미래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자신의 전문성을 강조했다. 그는 생애주기별 안심복지 △절대 빈곤층 감소 △복지 사각지대 해소 등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안 후보는 “연령에 따라 필요한 복지 정책의 혜택을 줘야 한다. 조금 더 두터운 지원도 필요하다”라며 “복지제도의 사각지대가 여전히 많은데 해결되지 않았다”라고 분석했다.
‘소년공 출신’ 공격한 ‘노동 대모’ 심상정… 윤석열은 ‘발끈’하기도
심 후보는 이날도 다른 후보들을 향해 매서운 공격을 이어갔다. 심 후보는 이 후보를 향해 “이 후보가 증세를 이야기하는 나한테 좌파적 관념이라고 했다. 증세는 자폭행위라고 비판했다”라며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또한 “이는 윤 후보한테나 들을 법한 이야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이 후보가 복지 지출을 국가채무로만 하겠다고 한다. 이것도 국민들에게 지지받을 수 없다고 본다. 증세계획을 진솔하게 말해 달라”고 쏘아붙였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범죄를 언급하며 이 후보를 몰아세우는 장면도 있었다. 심 후보는 “첫 토론에서 안 전 지사 성폭력의 2차 가해자가 민주당 선대위에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조치를 했느냐”라며 “피해자인 김지은 씨의 말을 대신 전한 것이다. 이 후보가 공중파 방송에서 국민들을 향해 확인해보겠다고 했다. 조치하겠다고 약속했다”라고 지적했다.
심 후보는 윤 후보에게도 비판의 화살을 쐈다. 그는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다. 이런 말을 들어 봤냐”며 “지원을 위해서는 400조가 넘는데 종부세 60조를 감소하면서 복지를 늘리겠다고 했냐”고 지적했다.
더불어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고 감세하는 복지는 사기라고 생각한다”며 “부유층을 대표하는 정당 후보라면 어려운 재난 시기에 부유층에게 고통을 분담하는 게 책임 정치”라고 비판했다.
이에 윤 후보는 “기본적으로 써야 할 복지 지출구조조정이 필요하다”며 “효과가 떨어지거나 단기적 경기 부양성 한시 예산은 줄이고 자연 세수증가 27조를 합치면 266조 정도 된다”라고 답변했다.
이후 윤 후보의 언성이 올라갔다. 심 후보가 윤 후보의 답변 이후 “거짓말”이라고 비판한 탓이다. 윤 후보는 “그렇게 말하지 말라. 자료를 가지고 이야기하라”고 반박했다. 또한 “이곳이 자료 없이 아무 말 하는 데가 아니지 않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시 또 ‘대장동’… 이재명 “특검하자” vs 윤석열 “검찰이 덮었다”
이 후보와 윤 후보는 이날 ‘대장동 의혹’을 두고 다시 격렬한 논쟁을 벌였다. 먼저 포문을 연 사람은 윤 후보였다. 그는 “대장동 사건은 이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 설계하고 승인했다. 그러나 검찰은 지금 이 수사를 덮었다”라며 “이 덮은 증거들이 계속 드러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사업 실무 책임자인 유동규는 이 후보가 가까운 사이가 아니라고 했다. 그런데 유동규‧김만배가 이 후보님의 측근 중의 측근이라는 정진상, 김용과 이 사업을 위해 의형제 도원결의 맺었다는 녹취록이 공개됐다”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아울러 “남욱은 검찰조사에서 이거 언론에 공개되면 이 후보가 낙마한다, 내가 좀 일찍 귀국했다면 민주당 후보가 바뀌었을 것”이라며 “이 후보도 우리와 같이 들어가야 한다고 진술한 것이 검찰에서 확인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 역시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는 ‘특검 도입’으로 받아쳤다. 이 후보는 “대통령 선거가 끝나더라도 특검을 하자. 동의해 달라. 여기서 문제가 드러나면 대통령으로 당선이 돼도 책임지자. 동의하나”라고 물었다.
이후 윤 후보가 명확한 대답을 내놓지 않자 “대통령으로 당선이 돼도 책임져야 한다. (윤 후보가 특검 도입에 대한) 대답을 (제대로) 안 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윤 후보는 내 카드 하나면 죽는다. 바로 구속되면 죽는다. 돈 많이 받았다. 이렇게 말한 것은 왜 인용을 안 하나”라며 “똑같은 사람이 말한 것이다. 나에 관해서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는 그렇게 근거를 드나. 검사를 그렇게 해왔나”라고 반발했다.
또한 “김만배한테 더 이상 도와줄 수 없다는 이야기는 무엇인가”라고 반문한 뒤 “누가 진짜 몸통인지 국민 여러분이 판단해 달라”고 말했다.
둘은 마무리발언에서도 다시 신경전을 펼쳤다. 이 후보는 마무리발언에서 “부정부패를 하거나 주가조작과 관련된 후보들을 뽑으면 안 된다”며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당연히 특검해야 한다. 그 책임은 대통령이 돼서라도 져야 한다는 것에 (윤 후보는) 동의하지 않았다”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윤 후보는 “우리가 작년 9월부터 특검하자고 했는데 다수당인 민주당은 이걸 채택하지 않고 여기까지 왔다. 그리고 선거를 지금 일주일 남겨 놓고 또 특검을 하자고 한다”라며 “이렇게 후안무치하고 부패한 민주당 정권이 집권연장을 한다는 것은 재앙”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반드시 정권을 교체해서 제대로 된 나라 만들겠다. 내가 확실하게 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최기창‧임현범‧조현지‧김은빈 기자 mobydic@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