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일 불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러시아의 무력 침공으로 희생당한 분들과 유가족에게 심심한 조의를 표하며 침략에 결연히 맞서 싸우는 대통령님과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겪고 있는 슬픔과 역경에 깊이 공감한다”고 마음을 전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오늘 오후 5시 35분부터 6시 5분까지 30분 동안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는 지난 2020년 4월 정상통화를 한 지 약 2년만에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대단히 안타까운 상황에서 다시 통화하게 되었다”며 “한국은 전쟁을 겪었기 때문에 전쟁의 참상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겪고 있는 슬픔과 역경에 깊이 공감한다. 우크라이나가 조속히 평화와 안정을 회복하기를 기원하며 한국이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전황을 설명하며 우크라이나의 위기 극복과 방어를 위한 가용한 지원을 한국 측에서 제공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한국은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가 보존돼야 하며, 대화를 통한 평화적 노력을 지지한다”면서, 우리 정부의 입장과 국제사회의 대러 제재 동참 등 조치를 설명했다.이어 한국이 우크라이나 국민과 피난민들을 위해 총 1000만달러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긴급 제공하기로 결정했고, 생명 보호를 위한 의료품을 우선 지원했다고 전했다. 현지에 남은 우리 국민의 안전한 체류를 위한 관심과 지원도 당부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한국인 교민 보호 필요성에 공감하며 우크라이나 외교부에 전하겠다고 말하고, 문 대통령의 따뜻한 말씀과 격려, 그리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에 감사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단결과 희생이 있기에 이번 위기를 잘 극복해낼 것으로 믿는다”며 “굳건한 지지와 한국 국민들의 연대를 보낸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용기를 주는 말씀에 감사하며, 우크라이나 국민에 큰 힘이 될 것”라며 통화를 마무리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문 대통령과 통화해 러시아 대응에 대해 알렸다. 한국이 가해자(러시아)의 범죄에 대해 지원하고 제재를 가해 주어 감사하다. 우리는 전 세계에 반전 연합을 구축하기 위해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남겼다. 문 대통령은 해당 트윗에 “한국은 전쟁을 겪은 나라로서, 강인한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는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경의를 표한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결연히 일어선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굳건한 연대를 보낸다”고 화답했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