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 선거를 4일 앞둔 5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집중 공격하며 지지세 결집 총력전을 펼쳤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단일화 발표 이후 처음으로 유세현장에 모습을 드러내며 힘 싣기에 나섰다.
윤 후보는 이날 충북 제천을 시작으로 충북 충주, 경기 여주·이천·광주·남양주, 서울 광진·노원까지 8개 지역을 돌며 충북·수도권 유권자들과 만났다. 유세 현장에선 이 후보와 민주당을 향한 날 선 발언을 쉬지 않고 쏟아냈다.
먼저 이 후보의 슬로건인 ‘위기에 강한 유능한 경제대통령’에 대해선 “누가 이 위기를 만든 것인가. 이 후보와 민주당이 만들었다. 정권을 잡아서 위기를 초래했으면 우리 국민이 갈아치워야 한다”고 비난했다. 또 대장동 의혹을 겨누며 “정말 뻔뻔하고 유능하더라. 부정부패에는 대단히 유능하다”고 비꼬기까지 했다.
민주당을 향해서도 “이런 부정부패의 몸통을 대통령 후보로 뽑은 정당도 마찬가지로 썩은 것 아닌가. 청렴하고 깨끗한 사람이 부패한 사람을 좋아하는가. 부패한 사람이 청렴하고 깨끗한 사람을 좋아하는가. 썩은 사람은 썩은 사람을 좋아하게 돼있다. 그러니까 총체적으로 썩은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 후보의 대표 정책 브랜드인 ‘기본 시리즈’ 중 ‘기본주택’과 관련해서도 백현동·대장동 의혹을 언급한 뒤 “자기가 시장하면서 업자들 이익을 덜 보게 하고 임대주택을 지으면 되는데, 그건 대통령 아니면 못하는 것인가”라며 “시장이나 지사를 할 땐 못하는 것인가. 말이 안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국민을 기만하고 속이면 민주주의가 아니다”고 비난했다.
민주당이 추진 중인 ‘정치개혁’에 대해선 ‘물타기’라고 평가 절하했다. 윤 후보는 “정권교체 열망을 물타기 하기 위해서 주구장창 5년간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가 선거 열흘 앞두고 정치교체를 하자고 나오니 세상에 이렇게 뻔뻔한 사람들이 어디에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또 위성정당 논란을 언급하며 “정의당 뒤통수를 쳐놓고 정치개혁 운운할 자격이 있는가. 이런 586 이념 패거리들이 우리나라 정치판에서 보따리 싸서 집에 가는 것이 대한민국의 정치개혁”이라고 비판했다.
북한이 선거 개입을 위해 ‘무력도발’에 나섰다는 주장도 펼쳤다. 윤 후보는 북한이 이날 9번째 무력시위를 단행한 사태를 놓고 “나라가 주변이 불안하면 정부·여당에 의지하는 심리를 이용해 북한이 연초부터 쏴대는 것”이라며 “민주당 정권을 만들어주려고 쏴댄다. 절대 속으면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3일 극적인 단일화를 선언한 안 대표는 이날 처음으로 유세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흰 점퍼와 국민의당 당색인 주황색 목도리를 착용한 안 대표는 이날 경기 이천과 서울 광진 유세에 합류해 윤 후보에게 힘을 실어 줬다.
안 대표는 경기 이천 유세에서 “모든 사람들이 힘들게 살고 있는데 이 정권은 불공정, 내로남불로 정말 많은 고통을 서민에게 주고 있다”며 “위기를 초래한 정권은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그것이 정권교체가 필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서울 광진 유세에선 “윤 후보의 상식과 공정, 거기에 안철수의 미래와 국민통합이 합치면 더 좋은 대한민국 반드시 만들 수 있다”며 “강한 나라, 바른 나라, 안전한 나라가 더 좋은 대한민국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나라를 윤 후보가 반드시 만들어 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지지자들 사이에서 ‘안철수’를 연호하는 목소리가 이어지자 안 대표가 “구호를 이렇게 바꾸자. 윤석열”이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윤 후보는 안 대표의 지지 연설에 화답하며 “여러분께서 나와 국민의힘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주시면 우리 안 대표와 국민의당과 합당해서 외연을 더 넓히고, 가치와 철학을 넓혀서, 더 넓은 국민들의 의견을 겸허히 수용해 더 멋진 나라를 만들고 국민 여러분을 잘 모시겠다”고 말했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