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SSG 랜더스가 창단 2년 만에 우승에 도전한다.
2020년 11월 SK 와이번스를 인수한 SSG는 지난해 6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창단 첫 시즌부터 메이저리거 추신수를 영입하며 막강한 타선을 자랑했지만, 팀의 주축 선발 투수들이 연달아 시즌 아웃 부상을 당하는 악재 속에 5위 키움 히어로즈에 반 경기차로 밀려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지 못했다.
지난 겨울 스토브리그에 FA의 연쇄 이동으로 광풍이 부는 동안 SSG는 집안 단속에 힘썼다. 계약 기간이 1년 정도 남은 비(非) FA 선수들과 차례로 도장을 찍었다. 박종훈, 문승원, 한유섬 등에 총 180억을 투자해 5년 장기 계약을 맺었다.
SSG의 행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팀의 상징과도 같은 선수인 김광현을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
SSG는 8일 김광현과 4년 총액 151억원(연봉 131억원, 옵션 20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KBO리그 역대 최고 대우로, 이대호(4년 150억원)와 나성범(6년 150억원)을 넘는 역대 최대 규모 계약이다.
지난 2020년 메이저리그(MLB)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로 이적했던 김광현은 2년 만에 친정팀으로 돌아오게 됐다. 김광현은 메이저리그에서 2시즌 동안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35경기에 출전해 10승 7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2.97으로 준수한 성적을 냈다. 지난 시즌에는 27경기(21선발) 106.2이닝 7승 7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46을 올렸다.
김광현이 합류하면서 SSG는 단숨에 우승을 넘볼 수 있는 전력이 됐다.
SSG는 지난 시즌 홈런 1위 최정(35개)을 필두로 한유섬(31개), 추신수(21개), 제이미 로맥(20개), 최주환(18개) 등 거포들을 앞세워 총 185개의 홈런을 기록해 팀 홈런 1위에 올랐다. 이외에도 팀 타점(712개)과 득점(755개), 팀 OPS(0.744) 등 다양한 타격 지표에서 1위를 기록하며 리그 최고의 타선을 자랑했다. 올 시즌에는 로맥이 은퇴를 하고 케빈 크론이 합류하는 등 외국인 선수가 바뀌었지만 다이너마이트 타선은 정상 가동할 예정이다.
지난 시즌 SSG의 문제는 마운드였다. 문승원과 박종훈이 동시에 부상으로 이탈하며 선발진이 구멍이 났다. 외국인 선수 아티 르위키도 가슴근육 부상으로 시즌을 소화하지 못하고 떠났다.
SSG는 다가오는 시즌, 오른쪽 팔꿈치를 수술한 박종훈과 문승원이 재활을 마치고 돌아오는 6월 이후를 도약의 승부처로 삼았다. 그전까지 선발 투수진이 잘 버티는 게 목표였다.
김광현이 합류하면서 SSG의 고민은 어느 정도 해결됐다. 김광현은 KBO리그 통산 298경기 출장해 136승 77패 2홀드 1456탈삼진 평균자책점 3.27을 기록한 베테랑이다. KBO리그에서 김광현을 제대로 공략할 수 있는 타자는 몇 없다. 메이저리그에서 쌓은 경험으로 더욱 노련해졌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다른 팀에 전혀 밀리지 않는 외국인 선수 라인업도 긍정적인 전망을 낳는다.
지난 시즌 SSG의 1선발로 맹활약한 폰트는 KBO리그 전체 투수 중 가장 낮은 피안타율(0.211), 두 번째로 낮은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1.09)을 기록했다. 올 시즌 새로 합류한 이반 노바는 메이저리그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투수다. 메이저리그에서 10년을 뛰며 240경기 출전 90승 77패 평균자책점 4.38을 기록했다. 빅리그에서 갈고 닦은 다양한 구종을 한국 타자들이 공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벌써 나온다.
김광현이 선발진에 합류하면 SSG는 6월 전까지 김광현-폰트-노바-노경은 등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할 수 있다. 박종훈, 문승원까지 합류하면 6선발 로테이션도 기대할 수 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