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왕' 고(故) 신춘호 농심 회장의 1주기 추모식이 서울 동작구 농심 본사에서 진행했다.
농심은 27일 고 신 회장의 유족과 그룹 주요 임원 30명이 참석한 가운데 고인의 흉상을 제막하고 추모식을 했다고 밝혔다. 사내 게시판에도 온라인 추모관을 개설해 임직원들이 고인을 추모할 수 있게 했다.
농심 관계자는 "간소하고 소탈하게 행사를 추진하자는 유족의 뜻에 따라 최소 규모로 차분하게 고인을 기렸다"고 설명했다.
농심 창업주인 신 회장은 1932년 울산에서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둘째 남동생으로 태어났다. 신 회장은 고등학생 때부터 장사에 손을 댔다. 당시 유통기한이 지난 쌀을 싸게 판매하려다 좌절을 맛봤다. 이를 교훈 삼아 신 회장은 식품은 가격보다 질이 우선해야 한다는 경영철학으로 기업을 일궜다.
신 회장은 1965년 신격호 명예회장과 갈등을 빚고 롯데공업을 세운다. 라면 사업을 하지 말라는 신 명예회장 만류에도 고인은 라면 사업에 뛰어든다. 1978년 사명을 농심으로 바꾸며 제2의 창업을 선언, 롯데가에서 발을 완전히 뺀다. 이 사건으로 신격호 명예회장과 신 회장은 돌이킬 수 없는 사이로 벌어지게 된다.
농심에서 판매되는 유명 제품 중에는 신 회장이 직접 만든 제품명이나 광고 카피 사례가 많다. 대표적으로 국내 라면의 제왕 '신라면'은 한국인 입맛에 맛게 얼큰한 라면이라는 이미지와 농심의 오너로서 자존심을 걸었다는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본인의 성씨인 메울 신자를 적용하면서 탄생했다. 신라면 제품 포장부터 디자인까지 신 회장의 손이 안 닿은 부분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짜파게티도 신 회장이 스파게티처럼 자장소스를 면에 비벼 먹는다는 방법에 착안해 이름을 지은 것으로 전해진다.
윤은식 기자 eunsik8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