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손에 팝콘과 콜라… 영화관 취식 첫날 풍경 봤더니

양손에 팝콘과 콜라… 영화관 취식 첫날 풍경 봤더니

기사승인 2022-04-26 06:11:02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이 2단계로 하향 조정된 25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영화관에 취식 가능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두 손이 바빠졌다. 상영관으로 걸어가는 관객들 양손에 음료와 팝콘이 하나씩 들렸다. 상영관 내 취식 제한이 해제된 첫날인 25일, 익숙하지만 낯선 영화관 풍경을 오랜만에 다시 만났다.

방역당국은 25일 0시부터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을 2급으로 하향 조정했다. 2020년 1월 코로나19를 1급 감염병인 신종감염병증후군으로 지정한 지 약 2년 3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영화관, 야구장, 지하철, 백화점 등 대부분 실내 다중이용시설 취식도 허용됐다.

25일 서울 롯데시네마 홍대입구점 곳곳에 ‘(25일부터) 상영관 내 음식물 취식 가능’ 안내문과 각종 할인 이벤트 배너가 눈에 띄었다. 영화관을 찾은 관객들 대부분 매점에 줄을 서서 음료나 음식을 구매하는 모습이었다. 영화 상영시간을 기다리는 관객들은 팝콘을 나눠 먹으며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관객들은 돌아온 팝콘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날 영화 ‘로스트 시티’(감독 애덤 니)를 보러 극장을 찾은 구민승(45)씨도 양손에 음료와 팝콘을 들고 움직였다. 그는 “지난주 영화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감독 데이빗 예이츠)을 보러 갔을 때만 해도 상영 중 취식이 불가능했다”며 “그래서 그때는 영화를 보고 나와서 친구와 팝콘을 사서 먹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오늘 영화를 보러 왔다가 안내문을 보고 팝콘을 먹을 수 있다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이 2단계로 하향 조정된 25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영화관에서 아르바이트생이 팝콘을 담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친구와 영화 ‘앵커’(감독 정지연)를 보러온 김보라(27)씨도 음료와 팝콘을 샀다. 그는 “지난해 영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감독 존 왓츠)을 보러 갔을 때 잠깐 팝콘을 먹을 수 있는 시기가 있었다”며 “하지만 백신패스관에 가려면 백신접종 후 14일이 지나야 하는데, 하루가 모자라서 팝콘을 먹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친구가 오늘부터 팝콘을 먹을 수 있다고 말해줬다”고 말했다.

이날 영화관 매점에서 관객들을 응대한 아르바이트 기은서(23)씨의 손도 바쁘게 움직였다. “아침부터 계속 팝콘을 튀기고 있다”는 그는 “확실히 음식물 취식 첫날이라서인지 많은 관객분들이 음식을 사 가신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음식물 취식이 금지됐을 때보다 바빠졌지만, 오히려 시간이 잘 가서 좋다”고 웃으며 말했다.

상영관 취식이 전면 허용된 건 393일 만이다. 방역당국은 지난해 3월29일 영화관과 스포츠경기장, 도서관 등 21개 업종에서 음식 섭취를 금지했다. 지난해 11월1일 단계적 일상 회복 조치가 시행돼 백신 접종을 마친 일부 관객만 백신패스관에서 음식을 먹을 수 있었으나, 이 또한 한 달 만에 금지됐다.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이 2단계로 하향 조정된 25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영화관을 찾은 관람객이 팝콘을 먹으며 영화 상영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음식물 취식 허용에 맞춰 각 멀티플렉스 극장들은 팝콘 할인 이벤트를 준비했다. CGV는 매점에서 콤보 또는 세트를 구매하면 스크래치 쿠폰을 선물로 증정하는 ‘씨지브-이 럭키 팝콘 스크래치’ 이벤트를 진행한다. 롯데시네마는 모바일 주문 서비스로 반반 콤보를 구매하면 버터구이 오징어를 추가로 주는 ‘바로팝콘 덤 증정’ 이벤트를 열었다. 팝콘 구매 시 콤보 50% 할인 쿠폰을 증정하고 러브콤보를 2000원에 판매하는 ‘메가 올팝위크’ 이벤트를 하고 있다.

극장업계도 음식물 취식 허용에 기대가 크다. 이신영 롯데시네마 홍보팀장은 “코로나19 이전에 전체 20~30%를 차지했던 매점 매출이 회복될 거란 기대가 있다”며 “관객들이 영화관에 오실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돼서 5월 대작 영화들이 나오면 안심하고 영화관에 찾아오시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다음달부터 관객들을 모을 기대작들이 줄줄이 개봉을 앞뒀다. 다음달 4일 개봉하는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감독 샘 레이미)는 이미 예매율 70%를 돌파하며 흥행을 예고했다. 5월18일 배우 마동석 주연의 ‘범죄도시2’(감독 이상용), 5월25일 톰 크루즈 주연의 ‘탑건: 매버릭’(감독 조셉 코신스키)이 개봉한다. 6월에는 올해 칸 영화제에 진출한 한국영화 ‘헤어질 결심’(감독 박찬욱)과 ‘브로커’(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나란히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이준범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