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 정치인의 영향이 자리 잡고 있는 동대문구에 1997년생 청년이 출사표를 내밀었다. 6·1지방선거 서울시의원 동대문구바선거구 구의원 후보로 나선 최재식 정의당 서울시당 동대문구 지역위원장이다.
그는 사회초년생의 나이임에도 정치에 대해 깊이 고찰하면서 동대문구의 변화를 위한 여러 공약을 내세워 청년 정치인의 패기를 드러냈다. 살기 좋은 동대문구를 향해 간절한 열망을 드러내는 최재식 후보를 쿠키뉴스가 만나봤다.
다음은 최재식 후보와의 일문일답.
- 만 25세 나이의 청년 최재식, 정치에 나서게 된 이유는
▶정의당 서울시당 동대문구 지역위원장을 맡은 최재식이다. 서울 동대문구바선거구에 구의원 후보로 출마했다. 사람들은 손톱 밑에 거스러미만 나도 신경 쓰여 하는데, 그런 사소하면서도 큰 문제들을 해결하고 싶어 구의원 후보로 나왔다. 꼭 청년 정치인이어서가 아니라 정치인으로서 사고의 틀이 다른 것을 보여 드리려 한다.
- 진보 정당이면서 소수 정당인 정의당을 선택한 이유는
▶사회 문제는 기존에 있던 헤게모니가 만든 문제라고 생각한다. 거대 당들이 기존 질서를 쥐고 있는 지금, 그들에 편입돼 세상을 바꾸는 일도 의미 있지만 더욱 진보적인 곳에서 목소리를 내고 싶었다. 정의당이 현재 국민에게서 비판을 받고 있단 사실도 안다. 이는 이웃들에게 인정받으며 동네를 바꿔 온 정치를 한 게 아니라 중앙 정치와의 공중전에 묻힌 것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한다. 유권자들이 보시기에 안 좋을 거란 생각을 하고 있다. 구의원이 된다면 지역 정치부터 시작해 정의당의 성과를 알려 중심을 잡고 변화하는 데에 일조할 것이다.
- 어떤 동대문구를 만들고 싶은지
▶ ‘오가기 좋은 동네, 숨 쉴 수 있는 동네, 이웃과 함께 사는 동네’다. 서울시 조례 중 하나인 상가 경사로 설치 지원이 있다. 이동 장애인이나 노약자분들은 경사로가 없거나 엘리베이터가 없으면 동네를 거닐기 불편한데 주민이 제대로 체감할 수 있도록 이 조례를 강화하려 한다. 또, 지자체가 운영하는 ‘1000원 택시’ 같은 시스템도 반영할 것이다. 동대문구의 1인당 공원 면적이 서울에서 ‘꼴지’ 수준이라는 기사도 봤는데, 옥상 정원 등을 설치해 주민들 삶 곳곳에 녹지가 스며들게 하고 비인간(인간 이외의 존재)과 함께하는 공간도 구상 중이다. 혼자 사시는 분들을 위한 지역사회 통합 돌봄 체계 구축도 청사진을 그려 놨다.
- ‘1호 공약’을 소개한다면
▶ 마을버스 노선 증설과 전기저상버스를 전면 도입하는 게 대표 공약이다. 동대문구는 마을버스 노선이 4개밖에 없다. 종로구는 동대문구보다 인구가 적은데도 10개의 노선을 운영하는 걸 고려하면 동대문구 주민들 이동이 불편하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이동권이 잘 보장되지 않는 건 결국 기성 정치인들이 주민들 삶에 무관심했다는 걸 뜻한다. 마을버스 저상화가 어려운 부분은 보통 민간이 운영하고 골목길을 다닌다는 이유인데, 동대문구는 평지가 많아 앞서 말한 두 가지 이유 중 한 가지는 핑계다. 미세먼지도 감축하고 주민의 이동권도 보장하겠다.
- 지역위원장으로 활동하며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은
▶ 최근에 만난 주민분 중 한명이 인상 깊다. 그 주민은 부양가족도 없고 소득도 없어 공공근로를 신청했는데 몇 년째 떨어져 폐지를 줍고 계셨다. 그러면서 “음료 한 잔 사 먹는 게 소원”이라고 하셨다. 2020년 동대문구 한 해 예산이 6500억원 정도였는데 미집행된 예산이 1천억원 정도다. 골목에 사는 주민은 음료 한 잔 사 먹을 돈이 없는데 지자체에는 1천억원이 남아 있다는 건 지역 정치와 행정이 직무유기를 한 것으로 생각한다. 이런 처참한 현실을 해결하는 데에 어떻게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했고 기회가 닿아 출마까지 이어졌다.
- 여당 강세 지역 동대문구 선거에서 승리할 전략은
▶ 동대문구의 청소 노동자들은 2인 1조도 아니고 대부분 혼자서 일한다. 하루에 10시간 넘게 일하고 심지어 밤에 일하는데도 인원이 부족하니 과로하는 분들도 많다. 누군가의 희생으로 이 도시를 유지하는 것은 그만둬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있다. 겸손하고 치열하게 주민 분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듣겠다. 젊은 나이지만 여러 경험을 쌓았다. 가장 좁은 골목까지 훑는다는 자세로 돌아다닐 테니 ‘열심히, 잘, 꾸준히, 겸손히’ 하는 최재식을 봐 주셨으면 좋겠다.
- 최재식 후보에게 ‘정치’란
▶ 청년 정치인이라고 하면 여론전 이미지 정치를 떠올리시는 분들이 많지만 청년으로서 동네와 학교를 오가며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마련해 왔다. 이웃의 삶을 바꾸는 데 젊음을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건 강점이다. 정치학개론에서 정치는 한 사회에서 한정된 자원을 권위적으로 배분하는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사람들이 이 정의만 이용하는 것 같다. 물리적인 힘만을 얘기하지 말고 모두가 함께 공감하는 능력을 길렀으면 좋겠다. 인간이 누군가가 도움을 필요로 할 때 먼저 나서는 게 정치라고 생각한다. 한 발을 먼저 뗄 테니 같이 와 주셨으면 좋겠다.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