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러시아 군용기 여러 대가 24일 독도 인근 카디즈(한국방공식별구역)에 진입했다가 이탈했다. 한국이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를 가입하면서 중국 측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다음날이다.

합동참모본부(합참)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56분 중국 군용기인 H-6 폭격기 2대가 이어도 서북방 126km에서 카디즈에 진입한 뒤 동해상으로 이동했다가 오전 9시58분께 카디즈 북쪽으로 이탈했다.

오전 9시58분께 중국 군용기 2대는 러시아 군용기 4대(TU-95 폭격기 2대, 전투기 2대)와 합류했다가 오전 10시15분께 카디즈를 이탈했다.

이들은 오후 다시 포착됐다. 오후 3시40분께 이어도 동남쪽 267km 카디즈 외곽에서 중국 군용기 4대와 러시아 군용기 2대를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 군용기가 외곽을 따라 북상하던 중 오후 3시57분경 중국 군용기 4대는 이탈했고, 러시아 군용기는 카디즈 외곽으로 지속 북상했다.

합참은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들의 영공 침범은 없었다고 밝혔다. 카디즈 진입 이전부터 공군 전투기를 투입해 우발상황을 대비한 전술조치를 실시했다고도 덧붙였다. 

미국·일본·호주·인도로 구성된 안보 협의체, 쿼드(Quad)정상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문제를 부각한 가운데 벌어진 일이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쿼드정상회의에 참석한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쿼드 정상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국제질서의 근본 원칙들을 훼손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일방적인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는 어디서든, 특히 인도·태평양에서 결코 용납되지 않을 것임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전날에는 한국이 미국 주도의 IPEF에 가입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23일 미국이 주도해 한국, 일본, 호주 등 총 13국이 참여하는 IPEF 출범 정상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했다. 이를 두고 향후 중국과의 관계 설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자칫 ‘반중 연대’로 비춰질 수 있는 탓이다. 

이와 관련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 22일 파키스탄 외무장관 회담 이후 기자회견에서 IPEF에 대해 “세계 경제 회복에 도움이 돼야하며 산업망 안정을 해쳐선 안 된다”며 “지역협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구상에는 긍정적이지만, 분열을 도모하는 것에는 반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