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괜찮은데? 비건 음식 첫 시도

생각보다 괜찮은데? 비건 음식 첫 시도

농심, 프리미엄 비건 레스토랑 '포리스트 키친' 오픈
커져가는 비건 시장…"비건 푸드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것"

기사승인 2022-05-26 06:10:06
"식재료 본연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고, 무엇보다 맛있어요."

최근 비건 음식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고는 하지만 '육식파'인 기자에게는 그저 먼 얘기였다. 하지만 비건 음식을 처음 접해보니 건강한 식재료를 사용한 만큼 속이 더부룩하지 않았고, 무엇보다 음식이 맛있었다.

그간 대체육 개발에 공을 들였던 농심이 '파인 다이닝'으로 차별화된 비건 레스토랑인 '포리스트 키친(forest kichen)'을 오는 27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 오픈한다. 흔히 비건 음식하면 햄버거나 파스타 등을 떠올리기 쉽지만 포레스트 키친은 비용이 들더라도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프리미엄'에 초점을 맞췄다.

농심이 비건 레스토랑에 도전하는 이유는 최근 친환경과 가치소비 트렌드에 힘입어 대체육을 비롯한 비건 푸드가 ‘착한 먹거리’로 각광을 받고 있어서다. 농심은 향후 이러한 트렌드가 더욱 커져갈 것으로 예상하고, 비건 푸드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포리스트 키친 오픈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농심은 지난해 비건 식품 브랜드 ‘베지가든’의 사업을 본격 추진하며 시장 공략에 적극적이다. 특히, 베지가든 대체육은 독자적으로 개발한 HMMA(High Moisture Meat Analogue, 고수분 대체육 제조기술 공법)으로 만들어 실제 고기와 유사한 맛과 식감은 물론 고기 특유의 육즙까지 그대로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배성은 기자

메뉴는 점심 7개, 저녁 10개로 구성되며, 이중 3가지 요리에 대체육을 사용한다. 지역 농가와 협력해서 제철 채소를 사용하는 만큼 계절에 따라 재료가 변동될 수도 있다. 각각의 메뉴에는 김태형 총괄쉐프의 스토리를 입혀 먹는 즐거움을 한층 더했다. 그중 가장 인상 싶었던 것은 '참외'와 관련된 에피스도였다. 김 쉐프는 "유년기 참외 서리해 맛본 맛이 어찌나 달던지 그 맛이 아직도 생생하다. 다가올 여름을 맞이하여 계절 및 지역별 다양한 참외를 사용해 디저트로 담아 보았다"고 소개했다.

이날 시식한 음식은 총 10가지로 작은숲, 화이트 아스파라거스, 초당옥수수, 코코넛, 뿌리채소, 흑마늘, 야생버섯, 세모가사리, 참외, 루바브로 구성됐다.

김 셰프는 “계절의 변화에 발맞춰 메뉴를 바꿔가며 소비자들이 비건 요리의 다양한 매력을 느낄 수 있게 하겠다“라며 “각각의 요리가 만들어내는 기승전결의 스토리를 들으며 음식을 즐긴다면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성은 기자.

가장 시선을 사로잡았던 요리는 첫 메뉴이자 레스토랑의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는 '작은숲' 이었다. 한입 크기의 핑거푸드로 구성된 이 메뉴는 맛은 물론이거니와 아기자기하면서도 화려한 모습이 돋보였다. 제철 음식인 초당 옥수수와 비트를 이용한 소보레, 사과가지에 꽂혀있는 콩고기 등이 식사 전 입맛을 돋궜다.

배성은 기자.

배성은 기자.

메인 메뉴인 스테이크는 흑마늘과 콩을 이용해 만들고, 참나무 백탄의 숯 향을 더했다. 겉 모습은 흔히 레스토랑에서 먹는 안심 스테이크 형태였지만 막상 먹어보니 함박스테이크에 가까운 질감이었다. 고기 특유의 식감이 잘 드러나는 안심 스테이크를 기대했지만 고기를 뭉쳐 만든 함박스테이크와 같은 식감은 다소 아쉬웠다.

김 쉐프는 이에 대해 "콩고기와 흑마늘을 베이스로 다양한 향신료 첨가하고 숯불향을 더했다"며 "최대한 심플하게 만들었는데 앞으로 다양한 시도를 통해 질감 개선에 신경쓸 것"이라고 말했다.

포리스트 키친은 국내 최초 비건 다이닝 레스토랑인 만큼 비건 인증을 준비 중이다. 비건 재료를 이용해 요리를 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 까다롭게 평가된다. 농심 관계자는 "채식주의자가 아닌 사람들도 비건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비건 문화를 전달하고 소통하면서 비건 문화를 넓혀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
배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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