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건강이상설이 잇따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러시아 내부에서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푸틴 대통령이 민심 달래기에 나선 모습이다. 연금과 최저임금을 10% 인상할 것을 정부에 지시한 데 이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 부상군인을 위문했다.
25일(현지시각) 러시아 타스통신과 미국의 CNN,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국가평의회 회의에서 “6월1일부터 비근로 연금 수급자들의 연금을 10% 인상할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이어 “최저임금을 더 올려 국민 소득이 생활비 수준을 크게 웃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주요 과제”라며 7월1일부터 10% 최저임금 인상을 지시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러시아의 현재 최저임금은 월 1만3890루블(약 29만원) 수준이고, 평균 퇴직연금은 월 1만8521루블(약 39만원)이다. 10% 인상 후 평균 연금은 1만9360루블(약 41만원), 최저임금은 1만5259루블(약 32만원)로 오른다.
푸틴 대통령은 올해 물가상승률이 15%를 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올해 상황이 쉽지 않다. 연초부터 누적 인플레이션이 11%를 넘어섰다"면서도 "그러나 이 어려움은 특별군사작전과 연관된 것을 의미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이 부상 군인을 위문 방문하는 모습도 러시아 국영 매체를 통해 공개됐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지난 10일 푸틴 대통령은 모스크바 만드리카 군 병원을 방문해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부상당한 군인들을 방문했다. 부상병 위문 방문 영상은 크렘린궁 텔레그램 채널에 게시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은 흰 의사 가운을 입고 입원 환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담겼다.
이같은 행보는 최근 건강이상설 등으로 내부에서 푸틴 대통령의 후계자 관련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나왔다.
전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러시아 독립 매체 메두자를 인용해 건강이상설이 돌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후계자를 러시아 정권 내부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크렘린궁 관계자들은 “당장 푸틴 대통령을 바꾸겠다는 음모를 꾸미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논의를 하는 것”이라면서도 “그가 머지않은 시기에 나라를 통치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정권 내부에) 있다”고 주장했다.
텔레그래프는 러시아의 많은 관리와 주요 기업들이 서방의 경제 제재를 고려하지 않고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시한데 분노했다고 전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