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본격 ‘자기 정치’…당내 세력 넓힐까

이준석 본격 ‘자기 정치’…당내 세력 넓힐까

‘다사다난’ 당대표 1년…정치 새바람 불었지만 곳곳 갈등도
“연임 가능성 낮아”…“혁신위, 자기 보호력 키우는 것”

기사승인 2022-06-14 06:00:51
이준석 당대표.   사진=박효상 기자

이준석 당대표가 2년 임기 중 절반을 채우고 본격 ‘자기 정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가 당대표를 맡은 후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 등 연이은 선거에서 승리했기에 그 공을 무시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만연하다. 그러나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등과 당내 세력 다툼을 이어가고 있어 연임이 쉽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제 제대로 자기 정치 한번 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이루고 싶은 세상, 옳다고 생각했던 세상과 정책들, 옳다고 생각했던 당을 만들기 위해 제 의견 더 많이 투영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공적인 목표를 수행하느라 당의 대선과 지선을 이기는 과정에서 제 개인이 자기 정치 측면에서 입은 피해는 너무 심하다”며 “이제부터는 그런 것들을 따져 물을 것이고 적어도 당당하게 논쟁하고 옳은 방향으로 세상을 바꾸기 위한 제 노력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당대표 임기가 1년 남은 시점에서 이 대표의 연임 가능성에 대해 의구심이 적지 않다. 이 대표를 둘러싼 ‘성 상납과 증거인멸 교사 의혹’이 불거지고 있고 이에 대한 윤리위원회가 오는 27일 열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애초 24일 열릴 예정이었던 윤리위는 27일로 연기됐다고 이 대표가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을 통해 밝혔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지난 12일 KBS ‘일요진단’ 인터뷰를 통해 “윤리위가 어떤 개연성에서 징계 절차를 논의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며 “제 처지에선 수사기관이 빨리 결론 냈으면 좋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당대표 1년…이 대표 둘러싼 잡음 ‘여전’

이렇듯 당대표가 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이 대표를 둘러싼 갈등은 봉합되지 않는 모습이다.

헌정 사상 최초로 30대 당대표가 된 이 대표는 관용차 대신 따릉이를 타고 당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TV 토론회도 하는 등 열린 행보를 보여 정치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하지만 대선에 돌입하면서 당내서 자신의 의견이 관철되지 않자 일방적 행보를 보이면서 갈등의 단초를 제공하기 시작했고 현재까지도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해 11월 29일부터 12월 3일까지 휴대전화를 끄고 개인 페이스북에 ‘^_^p’라는 글만 올린 채 잠적하기도 했고 이후에는 조수진 당시 최고위원 겸 선대위 공보단장과 갈등을 빚었다.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의 배우자인 김건희 씨를 둘러싼 의혹에 대한 대응 기조를 두고 공개적으로 충돌을 벌인 것이다.

이 사건으로 이 대표는 공식적으로 선대위에서 사퇴하고 4시간 뒤 조 의원 또한 선대위에서 사퇴했다. 이 대표는 올해 1월 선대위에 복귀해 ‘59초 shorts’ 등 청년을 향한 전략을 내세우는 등 윤 대통령 당선에 힘을 실었다.

그가 연이은 선거에서 국민의힘을 승리로 이끌었다는 평가도 있지만 전부터 갈등을 빚었던 윤핵관과의 마찰은 줄지 않는 모습이다. 그가 우크라이나로 떠났을 때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이 대표가 이에 맞서는 등 격전을 벌였다.

전문가 “이 대표, ‘자기 정치’해야 다음 당권 잡을 가능성 높아져”

전문가는 이 대표가 ‘자기 정치’를 해야만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판단했다. ‘이핵관(이준석 핵심 관계자)’ 세력이 적고 정치권에 크게 영향이 없어 이 대표 스스로 당내 영향력을 높여야 연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13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이 대표가 어떤 세력으로 당대표가 된 것이 아니라 외부의 지지와 대통령 선거 등의 변수로 다들 양보했기에 (당대표가) 됐다”이라며 “다음 당권이 핵심이기 때문에 ‘자기 정치’를 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혁신위가 이 대표를 보호해줄 수 있다”며 공천 과정에서의 혁신위의 역할을 말했다.

이어 “국회에 대통령의 의중을 반영하는 사람이 국회에 대거 진출하는 게 정권의 과제이기에 공천 룰이 상당히 중요하다”며 “이 대표가 혁신위로 공천 룰을 만들기 때문에 윤핵관들이 당권 경쟁을 위해 윤리위에 이 대표의 문제를 제기하며 당권에 시동을 건 것”이라고 내홍이 격화되는 이유를 설명했다.

아울러 “이핵관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적고 그들이 정치권에 크게 영향을 끼치지도 않아서 이 대표 중심의 당권이 흔들린다”며 “(이 대표가) 연임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연임을 위해 ‘자기 정치하겠다’고 말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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