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줄이고 산재 없애자… 제약계 ESG 잰걸음

탄소 줄이고 산재 없애자… 제약계 ESG 잰걸음

기사승인 2022-06-18 07:00:02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2022 '지구의 날' 기념행사에서 퍼포먼스.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임형택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ESG 지표 관리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ESG는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 등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를 의미한다. 이런 요소를 기업 가치 평가에 주요 지표로 상정하고, 윤리성과 지속가능성을 진단하는 투자 트렌드가 증권 시장에서 주류로 자리잡고 있다.

제약바이오 업계도 ESG 관련 이슈 관리에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 평가가 하락하면, 매출과 영업이익 등 숫자로 나타나는 재무적 요소가 우수해도 대외적인 기업 인식과 신뢰도에 악영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모든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과 코스닥 상장 기업 일부는 앞서 2011년부터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ESG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기업 공시자료, 뉴스 보도 등 미디어자료, 별도의 감독 기구들에서 공시하는 정보들을 종합해 각 기업에 대한 기초데이터를 마련한다. 기초데이터를 활용해 기본평가와 심화평가를 거쳐 매년 11월 정기적으로 등급을 부여한다. 정기 등급이 부여된 이후에도 기업에서 ESG 관련 이슈가 발생하면 분기마다 등급을 조정해 공표한다. 

기업들은 분기별로 성적표가 공표되는 입장인 만큼, ESG 지표 관리를 소흘히 할 수 없다. 등급이 하락하면 사업 실적과 별개로 기업 이미지에 적지 않은 악영향이 미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2분기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등급이 하향조정된 기업 12곳을 공표했다. 

이들 가운데 POSCO홀딩스, 쌍용씨앤이, 현대자동차,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은 ‘반복적인 근로자 사망사고’를 이유로 사회 분야 등급이 한 단계 하락했다. HDC현대산업개발 역시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로 사회 분야 등급이 기존 B에서 C로 강등됐다. 이 외에 계양전기, 한일홀딩스, 한일시멘트 등은 직원의 횡령이나 임원의 배임 행위로 지배구조 분야 등급이 떨어졌다. 

셀트리온 3사도 체면을 구겼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밝힌 조정사유는 ‘회계 정보 신뢰도 확보에 대한 내부통제장치가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이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 헬스케어의 지배구조 분야 등급은 기존 A에서 B+로, 셀트리온제약은 B에서 C로 떨어졌다. 회계처리기준 위반으로 셀트리온은 과징금 60억원에 감사인 지정 2년, 셀트리온헬스케어는 과징금 60억4000만원에 감사인 지정 3년, 셀트리온제약은 과징금 9억9210만원에 감사인 지정 2년 등 조치를 받은 탓이다. 회사 관계자는 “평가 기준에 대해 자사가 관여하는 바가 없어, 현재 셀트리온이 내부적으로 ESG경영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사항들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에 제약계에서도 ESG지표를 관리하기 위해 대내외적 전략을 펴고 있다. 최근에는 한미약품, 보령제약, SK바이오사이언스 등이 ESG 성과를 정리한 보고서를 발간, 자사의 사회적 책임 이행과 윤리경영 실천 상황을 피력했다. 보고서는 공통적으로 △사무실·생산설비에서 발생하는 탄소 및 공해 감소 성과 △산업재해 발생 현황 △경영 투명성 제고 노력 현황 등을 골자로 구성됐다.
 
한미약품의 경우 현재 ESG평가 성적은 A등급이다. 구체적으로 환경 B+, 사회 A+, 지배구조 A로 종합 A등급이다. 한미약품은 2년 연속으로 A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환경 분야 등급을 개선하기 위해 에너지·온실가스위원회를 발족, 탄소배출 현황 및 배출권 거래 상황을 전사적으로 통합 점검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앞서 2020년부터 탄소배출권거래제 할당대상기업으로 지정됐다. 

보령제약은 종합 B+등급에 머무르고 있다. 환경 B, 사회 A, 지배구조 B+등이다. 보령제약은 지난해 본사에 ESG안전경영팀을 신설, ESG 지표 관리 전담조직으로 경영지원본부 산하에 운영 중이다. 사내 개선 과제와 안건을 자체적으로 발굴하고, 과제 실행 현황을 모니터링하면서 대외적인 평가에 대응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지난해 3월 상장됐기 때문에 아직 ESG평가 성적이 없다. 회사 관계자는 “상장 후 올해 자사 별도로 첫 ESG보고서를 냈고, 평가 역시 올해 하반기에 실시돼 등급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상장 3개월만인 지난해 6월 이사회 산하에 ESG위원회를 신설해 이사회 중심의 ESG 거버넌스 구조를 수립했다. 올해는 본격적으로 사내 정책과 규정을 신설하고, ESG 추진 현황 정보를 공개하기 위한 별도 홈페이지를 구축할 계획이다. 참고로 SK바이오사이언스의 분할 전 모기업인 SK케미칼은 환경 A, 사회 A+, 지배구조 A로 종합 A등급을 받았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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