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야구팬의 화두는 JTBC 예능 ‘최강야구’다. 지난달 6일 처음 방송된 최강야구는 프로야구팀에 대적할만한 11번째 구단을 결성한다는 포부를 갖고, 은퇴 선수들이 모여 전국의 강팀과 대결을 펼치는 야구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국민타자’ 이승엽이 감독을 맡고 박용택, 송승준, 유희관, 정근우, 이택근, 심수창 등 현역 시절 내로라하던 선수들이 ‘최강야구 몬스터즈’라는 이름 하에 다시 모였다.
최강야구는 과거 야구 예능과 달리, 실제 경기를 방불케 하는 내용으로 많은 야구팬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수십 대의 촬영 카메라가 만들어내는 박진감 넘치는 경기 장면에, 정용검 캐스터와 김선우 해설위원 등 실제 현장의 목소리가 더해져 실제 프로야구 중계를 보는 듯 한 몰입감을 전달한다.
최강야구는 야구에 진심이다. 실제 프로야구팀과 마찬가지로 선수 영입과 방출도 가능하다. 앞선 2번의 경기에서 부상자가 속출하자, 최강야구 몬스터즈는 충암고와 1차전을 앞두고 이대은과 김문호를 영입한 바 있다. 각종 야구 커뮤니티에선 향후 새로 영입할 선수에 대한 열띤 토론이 이어지고 있다.
쿠키뉴스는 프로야구 10개 구단 팬들에게 ‘최강야구에서 영입했으면 하는 우리 팀 레전드 선수’를 추천 받았다. 편의상 이승엽 감독의 은퇴 연도인 2017년도 이후 은퇴한 선수로 한정 지었다.
SSG 랜더스팬 강한결씨의 픽 : 박정권(2019년 은퇴)
통산 1308경기 출전 4150타수 1134안타 타율 0.273 178홈런 679타점
“투수진이 워낙 탄탄하다 보니 타자를 추천하고 싶다. 현재 최강야구에 전업 1루수가 없는 상황이다. 좌타자의 비율이 늘어난 현 아마야구 상황에서 1루 수비의 중요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박정권 선수는 현역 시절 1루 수비만 놓고 보면 KBO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다. 포구는 물론이고 강습타구 처리도 척척할 수 있다. 특히 ‘미스터 옥토버’ 같은 별명처럼 큰 경기에 강한 모습을 보여줬고, 결정적인 타구를 때린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그래서 나중에 박정권 선수가 최강야구에서 뛴다면 한번 박정권을 대타로 기용하면서 ‘정권이 내’를 재현해줬으면 좋겠다. 최강야구 연출진이 해당 밈을 활용한다면 야구팬들이 모두 감동할 것이다. 두산 팬은 아닐지도 모르겠다만.”
키움 히어로즈팬 김성범씨의 픽 : 송신영(2017년 은퇴)
통산 709경기 출전 1132이닝 60승 51패 77홀드 47세이브 평균자책점 4.25
“히어로즈는 대체로 선수들이 FA로 구단을 떠나는 사례가 많아서 은퇴 즈음엔 ‘우리팀’ 선수라고 할 레전드가 얼마 없는 것 같다. 송신영 선수도 트레이드로 돌아왔던 선수였다. 현대 시절부터 오래 있기도 했고, ‘신영 언니’로 불리며 팬들의 지지층도 높았다. 늘 빛났던 선수는 아니지만 항상 불펜에서 팀의 버팀목이 되어줬다. 그리고 현재 최강야구 투수진이 거의 다 선발 출신이다. 송신영 선수는 불펜 투수로 활약이 더 뛰어났다. 통산 700경기 이상 출전한 불펜 투수가 총 13명인데 그 중 한 명이다. 최강야구 몬스터즈의 마무리 투수로 뛰기에 적합할 것 같다.”
LG 트윈스팬 이주민씨의 픽 : 타일러 윌슨(2020년 은퇴)
통산 81경기 출전 499.2이닝 33승 19패 평균자책점 3.40
“타일러 윌슨 선수는 외국인 선수지만, 팀을 위한 헌신과 팬을 향한 사랑은 국내 선수만큼 뛰어났다. 또한 야구 선수로서 야구에 대한 열정과 존중, 실력은 물론이고 얼굴과 머리까지 완벽했던 선수로 기억한다.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는 아니었지만 구속이 140㎞대로 경쟁력이 있는 투수고, 래퍼토리도 다양해 마운드에 큰 도움이 될 거다. 외국인 선수라서 최강야구팀에 들어가면 말이 안 통할거라는 걱정이 있을 수 있어도, 선수 시절 한국어 공부를 열심히 해 의사소통 문제도 크게 없을 것 같다.”
KIA 타이거즈팬 박재현씨의 픽 : 한기주(2019년 은퇴)
통산 272경기 출전 455.1이닝 26승 32패 12홀드 71세이브 평균자책점 3.89
“최근에 은퇴한 이범호 선수도 고려했지만, 한기주 선수가 떠올랐다. KIA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팬들에게 아픈 손가락은 아마 한기주 선수가 아닐까. 만일 어릴 때 혹사가 아니였다면 지금도 충분히 KIA에서 뛸 수 있다는 선수다. 그만큼 부상이 안타까운 선수다. 은퇴 막바지에는 팔이 좋지 않아 구속이 많이 떨어진 모습이었지만, 그래도 한기주 선수가 다시 공을 던지는 모습을 보면 울컥할 것 같다.”
KT 위즈팬 권오규씨의 픽 : 김지열(2018년 은퇴)
통산 165경기 출전 380타수 92안타 타율 0.242 8홈런 39타점
“김지열 선수는 KT의 1군 첫 시즌인 2015년에 팀에서 가장 주목을 크게 받았던 선수였지만, 크고 작은 부상, 부진으로 아쉽게 좋은 성적은 보여주지 못했다. 이후에는 기회를 많이 받지 못하고 개명까지 했지만 끝내 방출됐다. 그래도 끈기는 다른 선수에 비해 밀리지 않았다. 주전 자리를 내주고도 대타, 대주자 그리고 대수비로 나와서 보여줬던 열정적인 플레이를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몬스터즈에 합류해도 화끈한 허슬플레이가 추가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고, 현역 시절의 아쉬운 모습을 만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김지열 선수의 모습이 그려진다.”
삼성 라이온즈팬 허윤섭씨의 픽 : 정인욱(2021년 은퇴)
통산 164경기 출전 406이닝 19승 20패 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5.50
“수려한 외모로 인기가 있었지만, 기량으로는 큰 임팩트를 남기지 못해 아쉬운 선수다. 비록 지금은 은퇴를 하고 야구와 관계된 일을 하고 있지 않지만, 다시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공을 던지는 걸 보고 싶다. 최강 몬스터즈에 투수 뎁스를 두껍게 해줄 수 있는 선수다. 전천후 불펜이고 슬라이더, 포크, 커브 등 다양한 래퍼토리를 가진 선수였다.”
두산 베어스팬 전정민씨의 픽 : 더스틴 니퍼트(2018년 은퇴)
통산 214경기 출전 1291.2이닝 102승 51패 1홀드 평균자책점 3.59
“니퍼트 선수는 KBO리그 역대 최고의 외국인 투수라는 상징성도 있다. 현재 최강 몬스터즈에 있는 레전드와 비교해봐도 밀리지 않는 이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2016년에는 다승, 방어율, 승률 3관왕과 함께 골든글러브 및 MVP 수상으로 커리어 하이시즌을 보냈다. 큰 키에서 나오는 위력적인 구위는 말할 것도 없다. 최근 타 예능 프로그램에서 145㎞에 달하는 공을 뿌리며 은퇴 후에도 몸을 잘 관리했던 것도 확인했다. 적절한 예능감도 있는 선수라 너무 적절할 것 같다.”
롯데 자이언츠팬 진상유씨의 픽 : 카림 가르시아(2019년 은퇴)
통산 445경기 1624타수 428안타 타율 0.264 103홈런 339타점
“2000년대 롯데 야구를 상징하는 선수다. 롯데에서 뛴 시즌은 3시즌에 불과하고 이미 롯데를 떠난지도 오래된 선수지만, 여전히 롯데 팬들에게는 가장 기억에 남는 선수 중 한 명이다. 2경기 연속 만루 홈런을 때릴 정도로 찬스에 강했던 선수다. 유머 감각도 뛰어나 팀에 적응하기도 쉬울 테고, 여전히 야구 쪽에 종사하고 있으니 충분히 제 몫을 해주지 않을까 싶다. 그의 응원가가 야구장에 다시 퍼지는 날을 보는 게 내 소원이다.”
NC 다이노스팬 김병주씨의 픽 : 손시헌(2019년 은퇴)
통산 1599경기 4657타수 1265안타 타율 0.272 70홈런 550타점
“화려하진 않았지만 묵묵히 자신에게 맡은 역할을 충실히 해내어 팀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선수였다. 수비와 리더십 부분에 있어서 베테랑의 품격을 보여주었던 선수인 만큼 최강 야구를 통해 다시 보고 싶다. 현재 최강 몬스터즈에 유격수 한경빈 선수가 잘해주고 있지만 유격수 포지션에는 레전드 선수가 없다. 손시헌 선수가 프로그램에 합류한다면 재밌는 그림이 그려질 것 같다.”
한화 이글스팬 변승현씨의 픽 : 김태균(2020년 은퇴)
통산 2015경기 출전 6900타수 2209안타 타율 0.320 311홈런 1368타점
“오른손 강타자 하면 무조건 김태균 선수다. 현재 최강 몬스터즈에 거포형 선수가 적어 김태균 선수가 4번 타자가 돼 중심을 잡아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비교적 최근에 은퇴한 선수인 만큼 타격감도 남아있을 것 같다. 1루도 이홍구 선수가 주로 맡고 있는데, 전문 1루수가 아닌 만큼 김태균 선수가 본다면 더 좋을 것 같다. 김별명이라고 불릴만큼 다양한 별명이 있어서 최강 몬스터즈에 합류한다면 새로운 별명도 생길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크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